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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석기 사건은 ‘종북의 씨앗’까지 정리해야 끝난다

입력 | 2013-09-03 03:00:00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가 어제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요구서의 범죄 사실은 종북(從北) 세력이 얼마나 낡고 병든 이념에 갇혀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의원은 조직원들에게 “각자의 직장이나 활동 장소를 제국주의 상대 전쟁의 초소로 삼아 투쟁할 것”을 요구하며 “대한민국 국회를 혁명투쟁의 교두보로 삼고 동시다발적인 전쟁을 준비하자”고 말했다고 수사당국은 적시했다.

북한이 3월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하며 전쟁 위협에 나서자 이 의원은 조직원들에게 연대조직을 빨리 꾸리고 광우병처럼 대중을 동원한 선전전을 벌이도록 했다. 또 미군기지, 특히 레이더기지나 전기시설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정보 수집을 강화해 북한을 도와 대한민국을 뒤엎을 다각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그런데도 통진당 이정희 대표는 체포동의안 처리 중단을 요구하며 어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세계 최대 ‘실패국가’인 북한을 동경하는 ‘철부지 몽상가들’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통진당(당시 민주노동당)은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를 통해 여러 지역에서 지방 공동정권을 세웠다. 이후 통진당 인사들은 지역 산하단체를 새로 만들거나 운영하면서 합법적으로 지방예산을 지원받았다. 지방선거 단일화가 종북 세력의 자금줄 역할을 한 셈이다. 이런 사례는 이 의원이 활동한 경기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성남시의 청소용역업체인 나눔환경은 지하조직의 모체로 알려진 경기동부연합 출신이 설립을 주도했다. 지하조직 핵심인사로 최근 구속된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도 2011년부터 수원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을 맡아 수억 원의 국비와 시비를 지원받았다.

‘종북의 마수’는 고교생들에게까지 뻗치고 있다. 국가정보원을 개혁한다며 7월에 만든 ‘청소년 시국회의’라는 고교생 단체는 이수호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으로부터 통진당과의 연대를 여러 차례 요청받았다가 정치적 편향성을 우려해 자진 해체했다고 한다. 고교생까지 조직적으로 정치에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다.

수사당국은 이 의원의 지휘 아래 조직원들이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 정당 국회 등에 침투해 ‘혁명의 결정적 시기’를 기다려왔다고 밝혔다. 이 의원과 일부 추종세력을 일시적으로 대한민국에서 격리하는 것으로 ‘이석기 사건’을 끝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들이 십수 년간 뿌려온 ‘종북의 씨앗’까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깨끗이 정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