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 준비 지시 내용은
2일 국회에 제출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에는 RO 조직원들에게 전쟁을 앞두고 준비 체계를 갖추라는 이 의원의 지시가 곳곳에 드러나 있다. 검찰과 국가정보원은 이 의원이 3월 북한의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이후 ‘혁명의 결정적 시기’가 왔다고 판단하고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하달했다고 사전구속영장에 적시했다.
이 의원은 5월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수련원에 RO 조직원 130여 명을 집결시킨 뒤 각자의 직장을 제국주의를 상대하는 ‘전쟁의 최전방 초소’라고 언급한 뒤 필승의 신념으로 무장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RO 조직원이 130여 명에 불과하지만 전쟁 상황에서는 얼마든지 정부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반체제 세력으로 변모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정보당국은 파악했다.
이 의원은 북한이 무력혁명투쟁의 상징으로 선전하는 ‘한 자루 권총사상’과 사회주의 유혈혁명의 상징인 ‘볼셰비키 혁명’을 예로 들면서 “(철탑 등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폭파시키면 그야말로 쟤들(국가기관 등 지칭)이 보면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에 앞서 같은 달 10일 경기 광주의 한 수련원에서 열린 RO 조직원 모임에서 조직원들의 기강 해이를 지적하며 “소집령이 떨어지면 정말 바람처럼 순식간에 오시라”라고 했다. 이어 “아이는 안고 오지 마시라. 전쟁터에 아이를 데리고 가는 사람은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또 ‘물질적 준비’의 중요성을 거론하며 “인터넷 사이트에 보면 사제폭탄 사이트가 굉장히 많다. 심지어 보스턴 테러에 쓰였던 압력밥솥 사제폭탄 매뉴얼도 (인터넷에) 떴다”고 말했다.
손영일·길진균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