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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변장한채 압수수색 장소 나타나”

입력 | 2013-09-03 03:00:00

“현장 목격하고 곧바로 택시 타고 달아나”
“‘이석기에 충성 맹세’ 조직원 편지 57통 발견”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은 국가정보원이 자신의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할 당시 그 부근에 변장한 채 있다가 바로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서에 따르면, 이 의원은 8월 28일 오전 6시 58분경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 모자를 쓰고 변장한 채 나타났다가 압수수색 현장을 목격하고 바로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그는 다음 날 국회회관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미 갖고 있던 증거들을 인멸한 뒤였다고 공안당국은 주장했다. 공안당국은 “이 의원이 자신 또는 하부 조직원을 통해 다른 은거지에 존재하는 다수의 범죄 증거들을 인멸하고, 불체포 상태의 공동 피의자와 RO 전체 조직원들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하거나 허위진술을 공모할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피스텔에서는 이 의원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내용의 편지 57통도 발견됐다. 국정원은 ‘지자체 들어가 공세적 역량배치’ 등이 기재된 메모와 함께 신발장 아래 검은색 비닐봉지 및 서재 옷장에 있던 등산가방 안에서 각각 5만 원권 1000장과 820장을 압수했다. 이 의원의 자택(서울 동작구)에서는 노동신문에 게재된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조국통일의 문을 열자’라는 김용순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글 등도 압수했다.

이 의원 비서 이모 씨는 오피스텔 압수수색 때 “이 의원이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다”라고 하다가 수사관이 유전자 감식을 위해 칫솔을 압수하려 하자 “압수 대상이 아니다”라며 거부했다. 이 씨는 수사관이 추가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자 욕실 문을 잠그고 “들어오면 대가리를 박살낸다”며 저항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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