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5단체장, 산업부 장관에 호소“화학물질법 등 국제기준보다 엄격”… 14개 안건 건의문 국회-정부에 제출
경제 5단체 대표들이 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차 산업체질강화위원회’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통상임금 범위 확대 논란 등 경제계의 고충을 강력히 전달하고 경제민주화 입법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10대 그룹 회장단과 오찬 간담회를 한 지 5일 만에 열린 이 회의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등이 경제단체 대표로 참석했다. 7월 산업체질강화위원회 출범 이후 첫 회의이기도 했다.
윤 장관은 회의에 앞서 “상법 개정안,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 등에 대해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입법 및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달라”며 운을 뗐다. 그는 박 대통령이 그룹 회장단 오찬 회동에서 강조한 ‘창조경제 종합포털(creativekorea.or.kr)’에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중소기업들이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 때문에 괴로움을 겪고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해 줄 것으로 당부했다.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이 법안은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를 선임할 때 대주주 측 의결권을 각각 3%로 제한하고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재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덕수 무역협회장은 “국내 경제정책이 세계 표준과 유리되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국제수지 방어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부터 연구개발(R&D)용 화학물질, 100kg 미만 소량 화학물질까지 등록을 의무화한 화평법(4월 국회통과)에 대해서도 기업들은 “1t 미만 화학물질과 R&D 물질은 등록을 면제해 주는 미국, 호주, 유럽연합(EU) 국가 등과 딴판”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경제계는 이날 통상임금 범위 확대, 화평법 등 14개 안건에 대한 건의문을 정부와 국회에 제출했다.
한편 전경련은 이날 10대 그룹이 올해 창조경제에 총 37조265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오, 전기자동차 등 신사업에 35조3533억 원, 벤처 육성에 1조6732억 원을 각각 투자한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중견·중소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도 대기업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