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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원전 저장탱크 배관서도 오염수 누출

입력 | 2013-09-03 03:00:00

이음매서 90초에 한방울씩 떨어져 부실 관리에 방사능 재앙 우려 증폭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이 오염수 저장탱크에 연결된 배관 이음매로 새어 나간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도쿄전력은 지난달 31일 원전 저장탱크를 점검하던 중 탱크 사이를 잇는 배관 이음매 부위에서 물이 90초당 1방울씩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고 1일 발표했다. 물이 떨어진 바닥의 방사선량을 측정하자 시간당 약 230mSv(밀리시버트)가 검출됐다. 보통 성인이 시간당 50mSv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암 발생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하지만 오염수가 얼마나 새어 나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오염수 저장탱크와 그 주변에서 누수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 오염수 누수가 확인된 곳은 지난달 19일 4호기 원전 뒤편의 H4 구역이었다. 당시에는 오염수 300t이 탱크 본체에서 새어 나간 것으로 추정됐다. 그 뒤 저장탱크 용지에서 70∼1800mSv의 방사선량이 측정됐지만 누수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번에 누수가 확인된 곳은 H4에서 남서쪽으로 약 100m 떨어진 H5 구역이다.

저장탱크 누수는 ‘인재(人災)’형 사고로 분류된다. 볼트 이음형 탱크가 아니라 용접형 탱크를 사용하면 탱크에서 유출되는 오염수는 대부분 막을 수 있다. 도쿄전력은 약 1000기에 이르는 오염수 저장탱크를 단 두 명이 확인하고 있다. 작업원 1명이 2시간 동안 탱크 500기씩을 맡는다고 가정하면 탱크 1기 점검에 1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도쿄전력은 탱크 관리 인력을 현재의 10명에서 6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그럴 경우 오염수 누수가 앞으로 더 많이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일본 정부는 3일 원자력재해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종합대책을 새로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일 열린 당정 협의에서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처리 설비를 늘리고 관계 각료회의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뒤늦게 일본 정부가 전면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