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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우융캉 한달째 軟禁조사”

입력 | 2013-09-03 03:00:00

중화권 인터넷매체 “공산당 지도부 베이다이허 합의 직후 붙잡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지난달 28∼31일 랴오닝 성 시찰 기간에 선양항공기공업그룹의 항공모함탑재기 생산공장을 방문해 ‘젠-15’ 조종석에 앉아서 조종간을 살펴보고 있다. 중국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은 지난달 29일 다롄항을 출발해 올해 네 번째 해상 훈련에 들어갔다. 지난해 9월 취역한 랴오닝함은 보하이 만일대에서 젠-15 이착륙 훈련을 하고 있다. 중국중앙(CC)TV 화면 촬영

중국의 사법과 치안 부문을 주무르던 저우융캉(周永康)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가 연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의 측근들이 부패 혐의로 줄줄이 조사를 받고 있어 저우 전 서기에 대한 조사가 임박했음을 보여줬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권 매체 밍징(明鏡)은 2일 공산당 지도부가 지난달 초 여름 휴양지인 허베이(河北) 성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저우 전 서기 처리에 합의한 직후부터 당 중앙기율위원회가 그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밍징은 4월 22일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 서기가 베이징(北京) 중난하이(中南海)에서 기율위 제2실의 류젠화(劉建華) 주임을 직접 만나 조사를 맡겼다고 전했다. 류 주임은 재정부의 기율검사조 조장을 맡았던 여성이다.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서기에 대한 조사도 여성인 마원(馬P) 감찰부장이 총괄해 최고위층 조사를 여성이 잇달아 맡게 됐다. 저우 전 서기가 실제로 연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면 이는 중국 지도부가 11월 개최될 예정인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를 전후해 그의 신병 처리를 결론짓기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저우 전 서기가 지난달 28일 전 쓰촨(四川) 성 서기의 영결식에 본인 명의의 화환을 보냈다는 점에서 그의 연금 조사가 사실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 정치의 특성상 저우 전 서기를 처벌하면 보복의 악순환이 빚어질 텐데 굳이 직접 손을 대는 무리수를 두겠느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반부패 의지를 대내외에 각인시키기 위해 저우 전 서기를 사정(司正)의 최종 과녁으로 삼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홍콩 밍(明)보는 고위 관료와 석유방(석유 이권 인맥)에 이어 군부가 차기 사정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정가 소식통을 인용해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초 부패 혐의로 파면된 구쥔산(谷俊山·중장)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에 대한 재판이 조만간 열릴 예정이며 이를 계기로 3중전회를 전후해 군부에 대한 반부패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총후근부는 군수물자 보급을 맡고 있는 ‘돈줄’ 부서다. 구 전 부부장의 수뢰액은 역대 최고였던 2006년 왕서우예(王守業) 전 해군 부사령관의 1억6000만 위안(약 288억 원)보다 많다는 말이 돌고 있다. 구 전 부부장은 8년 동안 다섯 계급을 뛰어넘는 초고속 승진을 했다. 이 과정에서 뇌물 일부를 상부에 건넸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자금 출처 조사에서 군 수뇌부가 걸려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보시라이 전 서기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다음 타깃이라는 설이 나온다.

반관영 중국신원왕(新聞網)은 지난해 11월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 대회) 이후 장차관급 고위관료 9명이 낙마했으며 이는 시진핑 지도부의 반부패 역량이 역대 최고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공산당 간부 교육기관인 중앙당교의 기관지 쉐시(學習)시보는 “일부 관료는 권력을 잡으면 뭐든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권력 남용을 경계했다. 홍콩 잡지 정밍(爭鳴)은 2일 “보시라이가 ‘시진핑은 길어야 3년밖에 못 갈 것’이라며 권력 찬탈을 기도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