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 동아일보DB
인디펜던트와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1일(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남동쪽으로 약 450km 떨어진 도시 키나(Qena) 지역 경찰의 남다른 고민에 대해 보도했다.
최근 키나 경찰은 희한한 신고를 받았다. 한 이집트 시민이 스파이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suspicion of being a spy)된다며 백조 한 마리를 잡아온 것. 신고자는 "한 남자가 백조에 전자장비를 부착해 날개달린 잠입자(winged infiltrator)로 활용하려 했다"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계 국가들이 스파이 동물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다보니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분석했다. 이집트 당국은 올해 초 은밀하게 수집한 경찰의 보고서들을 마이크로필름화한 뒤 비둘기에 묶어 운반한 사건을 겪은 바 있어 이번 사건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했던 것.
이집트 현행법상 동물은 스파이 혐의로 체포할 수 없다. 하지만 이집트 주변국에는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동물들이 존재한다. 지난 7월 터키 정부는 '이스라엘 스파이'라며 황조롱이(kestrel) 한 마리를 구금했고, 2011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대머리독수리(vulture)가 같은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이집트 당국은 지난 2010년, 홍해에서 관광객들을 공격한 상어들이 이스라엘 측에 의해 조종당한(controlled)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