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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창조경영]졸음운전 방지하는 쉼터 설치… 고속도로 사고 막는 일등공신

입력 | 2013-09-04 03:00:00


한국도로공사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창조경영’ 사례는 바로 졸음쉼터 설치다. 졸음쉼터는 고속도로 휴게소 사이가 먼 곳에 운전자들이 잠시 눈을 붙였다 갈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2011년 졸음쉼터가 처음 나왔을 당시만 해도 “차를 세우고 잠만 잘 수 있는 공간이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만만찮게 제기됐다. 하지만 졸음쉼터 등장 이후 국내 고속도로 교통사고는 크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6월 말 현재 국내 고속도로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16명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6명보다 1년 만에 50명(30.1%) 줄어든 셈이다. 손명선 국토교통부 교통안전복지과장은 “이 정도면 사망자 수가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이라며 “우리가 보기에는 졸음쉼터의 효과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도로공사는 현재 전국 고속도로에 설치한 110개 졸음쉼터를 2017년까지 202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졸음쉼터가 일반 휴게소보다 졸음운전 예방 효과가 큰 이유는 뭘까. 일단 휴게소 사이가 먼 곳을 위주로 졸음쉼터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소규모 주차장 형태로 7∼10대 이용할 수 있어 북적이는 휴게소를 기피하는 운전자들도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주로 도로변 외진 곳에 설치돼 소음과 조명 등에서도 자유롭다.

여기에 졸음쉼터를 평행 주차 형태로 만든 것도 이용량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 휴게소가 바로 옆에 다른 차가 주차된 형태라면, 졸음쉼터는 앞차의 뒤에 차량을 주차하고 쉴 수 있는 구조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옆에 다른 사람이 없고 프라이버시를 침해받는다는 느낌이 없는 것이 졸음쉼터의 장점”이라며 “고속도로 사망사고의 30%가 졸음운전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어떤 캠페인을 하거나 노면요철포장 등 기술을 도입해도 효과가 없었는데 졸음쉼터는 직접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도로공사는 앞으로 정보기술(IT)을 고속도로에 접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우선 국토부와 함께 차세대 고속도로인 ‘스마트 하이웨이’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14년 7월까지 고속도로에서 벌어지는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도로 위에 있는 물건을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돌발상황 자동검지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차선을 벗어나면 운전자에게 이를 즉각 알려주는 ‘주행로 이탈방지 시스템’ 등을 만드는 데 866억 원을 투입한다. 이 같은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통신시스템 표준화 및 구축에 개발비가 들기 때문이다.

현재 하이패스 시스템과 달리 고속으로 주행하더라도 자동적으로 통행요금을 정산할 수 있는 ‘다차로 기반 스마트톨링 시스템’도 개발한다.

지금은 하이패스 차도를 이용해도 요금소에 들어서려면 속도를 대폭 줄여야 한다. 명절 등 교통량이 많을 때는 요금소 지·정체가 주요 정체 원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어떤 차로에서 주행하더라도 속도를 줄일 필요 없이 요금을 징수할 수 있어 이 같은 정체를 막을 수 있다.

이 밖에 도로에는 야간 판독성이 2배 향상된 고속도로 표지판을 개발해 보급하고, 상습 안개주의 구간에는 세계 최초로 뜨거운 바람과 음이온을 이용해 안개를 없애는 ‘안개소산장치’를 개발해 설치할 계획이다.

이의준 도로공사 스마트하이웨이 사업단장은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적용될 경우 관련 산업생산 유발효과가 7조 원에 달할 것”이라며 “고용창출 효과가 4만 명 발생함과 동시에 고속도로 교통사고 발생률은 60%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는 대표적인 창조경제 사례”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