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초반 잘 나가다 뒷걸음…지난해 답습
시행착오 속 깨달음…4강 버티기 성공
6선발 발굴·마무리 탄력운용 등 주효
넥센 염경엽 감독(사진)의 방에는 칠판이 있는데, 거기에는 표가 2개 그려져 있다. 지난해와 올해 넥센의 월별성적이다. 3일 목동 롯데전을 앞두고 염 감독은 “나를 포함한 코칭스태프가 보고 반성하라고 써놓았다”며 웃었다. ‘왜 넥센이 전반기 한때 선두권까지 치고나갔다가 후반기 들어 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그 속에 담겨 있었다.
올해 넥센의 행보도 큰 틀에선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염 감독의 솔직한 생각이다. 다만 결정적 차이는 예년에는 고비에서 주저앉고 무너졌는데, 올해는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창단 첫 4강이 눈앞에 보인다. 그 시행착오의 과정에서 얻은 것들도 만만찮은 무게를 지닌다.
아울러 ‘감독은 자신이 만든 매뉴얼을 스스로 파괴하는 승부수를 던지는 자리’라는 점도 깨우쳤다. ‘마무리는 1이닝만 던지게 한다’는 철칙을 8연패를 겪고 나서는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는 그 이상을 던지게 해서라도 잡아야 한다’로 바뀌었다.
끝으로 얻은 교훈은 선발투수의 중요성이다. “우리 팀 타선과 수비라면 선발이 무조건 10승은 해줘야 한다”는 믿음은 변함없다. 그렇게 해내기 위해 “용병 선발이 나가는 경기의 승률을 올려야 하고, 선발 6명을 만들어서 상대전적이 강한 팀에 표적등판이 가능한 로테이션을 만들고 싶다”고 염 감독은 덧붙였다.
목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