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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넥센 염경엽 감독의 ‘8연패 학습효과’

입력 | 2013-09-04 07:00:00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초반 잘 나가다 뒷걸음…지난해 답습
시행착오 속 깨달음…4강 버티기 성공
6선발 발굴·마무리 탄력운용 등 주효


넥센 염경엽 감독(사진)의 방에는 칠판이 있는데, 거기에는 표가 2개 그려져 있다. 지난해와 올해 넥센의 월별성적이다. 3일 목동 롯데전을 앞두고 염 감독은 “나를 포함한 코칭스태프가 보고 반성하라고 써놓았다”며 웃었다. ‘왜 넥센이 전반기 한때 선두권까지 치고나갔다가 후반기 들어 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그 속에 담겨 있었다.

올해 넥센의 행보도 큰 틀에선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염 감독의 솔직한 생각이다. 다만 결정적 차이는 예년에는 고비에서 주저앉고 무너졌는데, 올해는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창단 첫 4강이 눈앞에 보인다. 그 시행착오의 과정에서 얻은 것들도 만만찮은 무게를 지닌다.

가장 큰 배움은 1승의 가치였다. 염 감독은 “시즌 초반에 야구가 너무 잘 됐다. 그러나 그때보다 8연패에서 배운 것이 더 많았다”고 고백했다. 치밀한 염 감독은 팀이 연패에 몰릴 때를 대비해 2중, 3중의 대비책을 짜놓았다. 그러나 연패 과정에서 그 방책이 속절없이 뚫리는 경험을 하고는 깨달음을 얻었다. “연패의 흐름을 감독이 돌릴 순 없다. 다만 그 연패가 언젠간 끝날 것이기에 그 이후의 플랜을 짜야 된다”는 통찰이었다. 그래서 연패 중에 6선발 후보감을 찾았고, 오재영 문성현 강윤구를 준비해놓았는데 이들이 8월 넥센의 4강 버티기에 큰 공을 세웠다.

아울러 ‘감독은 자신이 만든 매뉴얼을 스스로 파괴하는 승부수를 던지는 자리’라는 점도 깨우쳤다. ‘마무리는 1이닝만 던지게 한다’는 철칙을 8연패를 겪고 나서는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는 그 이상을 던지게 해서라도 잡아야 한다’로 바뀌었다.

끝으로 얻은 교훈은 선발투수의 중요성이다. “우리 팀 타선과 수비라면 선발이 무조건 10승은 해줘야 한다”는 믿음은 변함없다. 그렇게 해내기 위해 “용병 선발이 나가는 경기의 승률을 올려야 하고, 선발 6명을 만들어서 상대전적이 강한 팀에 표적등판이 가능한 로테이션을 만들고 싶다”고 염 감독은 덧붙였다.

목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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