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체포동의안 표결 임박]‘한미 국지도발 대비계획’ 등 30건, 국방위 소속도 아니면서 요구전력증강 - 주한미군 관련자료 집중… 국방부, 기밀사안 5건은 제출 거부
3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은 지난해 7월∼올해 8월 국방부에 30건의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평범한 내용의) 평문(平文)이거나 공개된 내용 등 22건을 제출하거나 답변했다”며 “군사기밀과 한미 협의가 필요한 사안 5건은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3건은 검토 중이다. 군 관계자는 “요구 자료 30건 중 24건이 한미 관련 사안”이라며 “국방위원회 소속이 아닌 의원이 군 당국에 이렇게 많은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 관계자도 “(국방위 소속이 아닌 이 의원의 국방부 자료 요청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요구 자료 중 가장 민감한 사안은 한미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 올해 3월 한미 양국이 공식 서명한 이 계획은 북한의 국지도발 시 한국군이 요청하면 미군이 자동 개입하는 내용의 1급 군사기밀이다. 이 의원은 한미 양국 간 공동대비계획 합의가 이뤄진 지 한 달여 뒤인 올 4월 이 계획의 사본과 북한 도발 시 한국군의 도발원점과 지원·지휘세력 대응계획 등 세부 작전내용을 군에 요구했다. 또 용산 미군기지 이전사업 등 미군기지 관련 내용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한미 지휘구조 협의 자료도 요청했다. 이에 앞서 이 의원은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던 3월 초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조직원들에게 ‘미군기지, 특히 레이더 기지나 전기시설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것’을 포함한 ‘전쟁대비 3대 지침’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통진당 홍성규 대변인은 “‘국방 기밀’을 빼내려 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수행한 것”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현재 국회 내에 있는 모든 의원은 매일 국가기관의 기밀을 빼내고 있는 셈”이라고 반박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