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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호 교보 창립자 10주기… 4일 추모행사-사진전 개최

입력 | 2013-09-04 03:00:00


교보생명을 창립한 대산(大山) 신용호 전 회장(사진)의 10주기를 맞아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추모 행사가 열린다. 그의 기업가 정신을 기리는 ‘추모의 밤 행사’와 고인의 발자취를 회상해 볼 수 있는 ‘추모 사진전’이 개최된다.

세계 최초로 교육보험을 탄생시킨 대산은 ‘보험의 선구자’, ‘보험의 대스승’으로 불리는 세계 보험업계의 큰 인물이다. 1917년 전남 영암의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난 대산은 잦은 병치레로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뒤늦게 시작한 독서로 세상을 보는 눈을 뜬 후 청년이 돼서는 시인 이육사 선생 등 애국지사들과 교류하면서 ‘교육이 민족의 미래’라는 신념을 가졌다. 그는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고 민족자본을 형성해 경제자립의 기반을 다지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1958년 8월 7일 국민교육 진흥과 민족자본 형성을 창립이념으로 한 ‘대한교육보험 주식회사’(현 교보생명)를 설립했다.

창립과 동시에 ‘진학보험’이란 이름으로 출시된 교육보험은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우리 국민의 뜨거운 교육열과 접목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교보생명은 이후 30년간 300만 명에 이르는 학생들에게 학자금을 지급했다.

‘국민교육’의 일환으로 대산은 1981년 교보문고를 서울 광화문 앞에 열었다. ‘금싸라기 땅’에 돈도 안 되는 서점을 연다며 반대가 거셌지만 그는 “사통팔달 한국 제일의 목 좋은 곳에 갈 곳 몰라 방황하는 청소년을 위한 멍석을 깔아주자”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당시 단일 면적으로 세계 최대였고, 서가의 길이만 24.7km였다.

그는 대산농촌문화재단, 대산문화재단,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 등 3개 사회공익재단을 설립해 선진 농업 연구, 교육과 문학 지원사업, 장학사업도 펼쳤다. 이런 공로로 1983년 세계보험협회(IIS)로부터 보험 노벨상으로 불리는 ‘세계보험대상’을 우리나라 국민 최초로 수상했다. 1996년에는 ‘세계보험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며 ‘보험의 대스승’으로 추대됐다.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은 교보생명은 총자산 70조 원, 당기순이익 5723억 원(2012년) 규모의 대형 회사로 성장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