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모 드러나는 엽기 행각
속초 펜션 여주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40대의 두 김모 씨가 2일 오후 강릉시 연곡면 야산의 시체 유기 장소에서 범행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춘천경찰서 제공
▶본보 3일자 45판 A12면 펜션女주인 성폭행 살해후 시신에 절까지…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 김모 씨(42·제주)와 또 다른 김모 씨(42·전북 군산)는 명함 60여 장을 갖고 있었다. 보험사, 상조회사 등 영업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의 명함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김 씨(제주)는 경찰에서 명함의 용도를 묻는 질문에 “다 죽이려고 했다”고 말해 추가로 범죄를 저지를 의지가 있었음을 내비쳤다. 춘천경찰서 관계자는 “이들이 명함 속 여성들을 상대로 실제 접근을 시도했는지, 여죄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A 씨가 이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 차를 타고 도망치자 이들은 즉시 택시를 타고 속초로 이동했다.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펜션 주인 B 씨(54·여)를 눈여겨본 이들은 B 씨의 펜션에 투숙했다. 이후 29일 오후 “경포대로 놀러가자”고 유인했다. B 씨의 차로 다음 날 오전 4시 20분경 강릉시 연곡면 인근 야산으로 간 뒤 B 씨를 성폭행했다. B 씨에게 20만 원을 빼앗은 이들은 B 씨가 “집에 돈이 있다”며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얼굴에 비닐을 씌워 질식사시켰다. 이들은 1일 오후 경기 안산시의 한 펜션 인근 노상에서 태연히 술을 마시다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일당 가운데 주범 격인 김 씨(제주)의 경우 사이코패스 성향이 감지돼 전문 프로파일러에게 상담을 의뢰할 방침이다. 김 씨는 B 씨를 살해하고 시신에 절을 한 것에 대해 “영혼이 몸에서 떠나는 것을 봤다”고 말했고 도피 과정에서 경찰 민원 상담 전화 ‘182’에 범행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또 경찰에서 “돌아가신 분과 가족에게 고개 숙여 죄송합니다”라며 울먹이며 말했다가 잠시 후 담담하게 “돈 때문에 죽였다”고 표정을 바꾸는 등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보였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A 씨를 유인하기 직전인 26일 한 후배의 집에서 금 3냥(680만 원 상당)을 훔쳤다. 이들은 3년 전 서울의 한 갱생보호소에서 만난 사이로 다수의 강력범죄 전과가 있다. 춘천지법은 3일 살해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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