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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전재용씨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오산땅 - 해외부동산 의혹 집중 조사

입력 | 2013-09-04 03:00:00

전두환 前대통령 자녀 중 첫 소환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 씨(49·사진)를 3일 소환 조사했다. 당초 검찰은 5일경 재용 씨를 소환할 계획이었지만 재용 씨가 먼저 검찰에 출석 의사를 밝힌 뒤 변호인 없이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에서 전 전 대통령의 3남 1녀 중 소환 조사를 받은 건 재용 씨가 처음이다. 재용 씨는 2004년 2월 전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때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일가미납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재용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시켜 밤늦게까지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재용 씨를 상대로 경기 오산시 땅 관련 의혹과 해외부동산 매입 자금 출처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재용 씨를 외삼촌 이창석 씨(62)와 함께 경기 오산시 땅 매매를 통한 불법증여와 조세포탈 과정에 관여한 공범으로 보고 있다. 이 씨는 부친 이규동 씨에게서 물려받은 오산시 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124억 원 상당의 증여세와 양도세를 포탈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 기소됐다. 이 씨는 오산시 양산동 일원의 토지 총 4필지를 실제로는 재용 씨에게 증여하면서도 정당한 값을 받고 파는 것처럼 꾸며 법인세 59억여 원을 탈루하고 양산동 토지 일부를 2006년 12월 파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양도소득세 65억 원을 포탈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씨와 재용 씨의 혐의가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은 재용 씨가 부인 박상아 씨 명의로 2003년 36만여 달러(당시 환율로 4억여 원)에 사들인 미국 애틀랜타 주택과 2005년 224만 달러(약 23억 원)를 주고 산 로스앤젤레스 주택에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유입됐다는 의혹도 추궁했다.

로스앤젤레스 주택은 부인 박 씨 이름으로 매입했지만 이후 장모 윤모 씨가 신탁 관리인으로 있는 법인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재용 씨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보유했던 고급 빌라들의 매입 자금 출처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용 씨는 시가 30억 원대의 이태원 고급 빌라에 거주하고 있으며 재용 씨 가족이 100% 지분을 소유한 비엘에셋 명의로 빌라 2채를 추가 보유해오다 6월에 팔았다. 검찰은 오산 땅과 재용 씨가 거주하는 빌라, 매각한 빌라 2채를 모두 압류한 상태다. 검찰은 재용 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는 한편 조만간 재국 씨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