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보다 4.6%P 늘어났지만 ‘2017년 15%’ 목표달성 쉽지 않을듯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정부에서 고위 여성 공무원(4급 이상)의 임용은 이명박 정부 시절보다 4.6%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국무총리실을 포함한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박 대통령이 취임 초 국정과제로 ‘미래 여성 인재 10만 명 양성’을 내세우고 2017년까지 4급 이상 공무원 중 여성의 비율을 15%까지 늘린다고 밝혔지만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사실상 어렵지 않으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15부 3처 16청의 4급 이상 공무원 중 여성의 비율은 8월 말 기준으로 6.2%로 파악됐다. 이명박 정부의 경우 출범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의 고위 여성 공무원 비율은 1.6%였다. 5년이 지났지만 4.6%포인트 늘어나는 데 불과했다는 말이다. 박 대통령이 여성 고위 공무원 증가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평균 2%포인트 넘게 늘어나야 한다.
부처별로는 통계청의 고위 여성 공무원이 15.2%포인트 증가해 평균 증가치(4.6%포인트)를 크게 웃돌았다. 이어 △법제처 11.0%포인트 △해양경찰청 9.1%포인트 △환경부 8.2%포인트 △통일부 7.9%포인트의 순이다.
고위 여성 공무원 비율이 오히려 줄어든 부처도 있다. 여성가족부는 올해 39.6%로 5년 전(56.0%)보다 16.4%포인트 감소했다. 여성부는 2010년 3월 이후 보건복지부의 청소년, 가족 업무가 여성부로 넘어오면서 4급 이상 전체 공무원의 증가폭이 컸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산림청도 5년 전에 비해 0.04%포인트 줄어들었다.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는 “고위직일수록 수가 줄어들고 여성 공무원의 인력 풀 자체가 적다. 육아와 가사를 여성이 도맡는 한국 사회의 특성상 모든 부처에서 고위 여성 공무원이 골고루 나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철호·전주영 기자 iron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