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전 60주년 기념 신개념 미션 체험 행사 '2013 RUN DMZ in Gangwon’이 지난 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 행사는 강원도와 인제군, 양구군이 주최하는 행사로, 참여자들이 강원도 각 지역의 명소를 이동하며 다양하고 재미있는 과제를 해결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지난 8월 24일과 31일, 양구군과 인제군에서 개최되어, 가족, 친구 등으로 구성된 500여 명이 행사에 참여했으며, K.E.N(대한민국 영어강사 모임) 소속 외국인들도 참여해 강원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만끽했다.
행사 참여자들은 금강초롱 설화를 모티브로 만든 시나리오를 따라 강원도 지역 내 명소에 준비된 다양한 과제를 수행했다. 금강초롱 설화는 집을 떠난 오빠가 3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누이동생이 오빠를 찾아다니다 흘린 눈물이 변한 금강초롱 꽃으로 길을 밝혀 오빠를 찾았다는 이야기다. RUN DMZ는 이 설화에 이어서 하늘나라로 올라간 오누이가 천신에게 자신들이 살던 지역을 생명과 평화가 가득한 곳으로 만들어 달라고 원을 빌며 시작됐다.
지난 24일 열린 ‘RUN 양구’는 천신이 지난 한국 전쟁 당시 양구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목숨을 잃은 넋을 위로하기 위해 숨겨 놓은 아홉 개의 생명의 씨앗을 찾아 국토 정중앙에서 평화와 생명의 문을 연다는 내용으로, 양구생태식물원, 박수근 미술관, 국토정중앙천문대 등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먼저 양구생태식물원에서 ‘생명의 꽃 찾기’, ‘생명의 씨앗 옮기기’, ‘평화의 포즈 취하기’ 등의 과제를 받고, 양구생태식물원이 보전하고 있는 금강초롱, 백부자, 개느삼, 백두산물싸리 등 DMZ 희귀멸종위기식물을 찾아보고 사진을 찍는 등 행사를 즐겼다. 한 참가자는 과제 수행을 위해 식물원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아이에게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생태식물원 과제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박수근 미술관으로 이동해 ‘생명의 씨앗을 옮길 동물 찾기’, ‘천신이 준 암호 풀기’ 등의 또 다른 과제를 수행했다. 미술관 곳곳에 숨겨진 동물 모양의 도장을 찾아 모으고, 암호를 풀어서 해독한 문장에 맞는 박수근 화백의 그림을 찾았다. 마지막 장소인 국토정중앙 천문대에서는 ‘국토 정중앙 찾기, ‘여름 밤하늘에 숨겨진 상징’ 찾기 등의 과제를 받았다.
31일 인제에서 열린 행사는 남과 북을 나누고 있는 비무장지대에 인간이 자유롭게 다니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며 아홉 마리의 동물을 사신으로 임명해 평화와 생명의 문을 연다는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행사는 산촌민속박물관과 박인환문학관, 여초서예관, 한국DMZ평화생명동산 등지에서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먼저 산촌민속박물관에서 과거 산간지역 촌락에서 실제 사용하던 도구들을 둘러보고, 이 이름을 맞추는 과제를 수행했다. 이후 바로 옆에 위치한 박인환문학관으로 이동해 행사 스태프 4명의 판토마임을 보고 각각의 글자를 모아 단어 하나를 만드는 과제를 수행했다. 인제 박인환문학관은 과거 박인환 시인이 살던 시대의 골목길을 모티브로 책방, 살롱, 다방, 술집 등의 거리 모습이 만들어져 있고, 실물 크기의 인형들로 꾸며진 곳이다. 이날 행사에 특히 가족단위 참가자가 많았는데, 부모들은 아이에게 사라져가는 민속 문화와 과거 생활 모습 등을 직접 보여주고 체험하게 할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이다.
참가자들은 이후 여초서예관으로 이동해 여초 김응현선생의 서체를 감상하고, 하늘의 사신을 찾는다는 콘셉트로 여러 과제를 수행했다. 먼저 까막딱따구리의 알을 보호한다는 주제로 2인 1조의 과제를 수행했고, 여초서예관 곳곳에 숨겨진 ‘홍익인간’ 글씨를 찾아 다녔으며, 나비를 접어 날리는 등 다양한 과제를 즐겼다.
마지막 장소인 한국DMZ평화생명동산에서는 ‘물의 사신’을 찾는다는 주제로 행사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먼저 멸종 위기동물인 ‘열목어’와 ‘돌상어’ 모양의 도장을 찾아 DMZ평화생명동산 곳곳을 돌아다녔고, 과제로 받은 암호를 풀어 해당하는 장소에서 수달의 발자국을 찾기도 했다. 또한, 과제로 받은 사진과 같은 장소 찾아, 같은 자세로 사진을 촬영하는 등의 과제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과제 수행뿐만 아니라 강원도 곳곳의 명소를 돌아다니며 멸종위기의 동식물에 대해 알고, 민속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