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록 인시아드 MBA 교수“가족경영은 장기적 관점서 유리… 후계자 문제는 객관적 접근해야”
란델 S 칼록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아시아와 유럽, 중동 지역을 오가며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키는 리더가 조직의 혁신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KAIST 제공
―기업가적 리더는 어떤 특징을 지니는가.
“혁신을 전략의 일부로 만든다. 기업 내 모든 이들이 혁신을 생각하게 한다는 말이다. 리더가 이 과정을 이끌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촉진하고 혁신을 장려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창의성을 DNA로 갖고 있는 3M에 주목할 만하다. 3M의 창립연도는 1902년, 올해로 111주년을 맞았다. 늙은 기업은 창의적일 수 없다는 관념이 3M에서 깨졌다. 스카치테이프 같은 사무용품부터 각종 공업용 연마제에 이르기까지 3M의 포트폴리오는 범위를 잴 수 없을 만큼 넓지만 3M은 안주를 거부했다. 지금도 3M 매출의 30% 이상은 만들기 시작한 지 5년이 안 되는 제품에서 나온다.
3M의 창의적인 문화는 1949년에서 1966년까지 회장으로 재직한 윌리엄 맥나이트에 의해 시작되고 완성됐다. 그는 재임 중 그만의 경영 규칙을 만들었는데 3M은 이를 맥나이트 원칙(McNight Principles)이라고 부르며 아직도 준수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절대 죽여서는 안 되며 실수를 용인하고 책임을 묻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런 문화가 유지되면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계속 나올 수 있다.”
―혁신적 문화를 만들 때 리더의 역할은 무엇인가.
“3M의 포스트잇이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이 제품은 철저히 실패했다. 직원들이 포기하려하자 CEO가 사비를 털어 다시 시도해보라고 격려했다. ‘너희는 실패했다. 예산은 다 떨어졌고 이제 더이상 지원할 수 없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여기 내 개인 자금이 있다. 가서 다시 한번 테스트해 보라’고 했다. 이것이 리더십이다. 리더는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아시아 기업이 갖고 있는 가족 경영 구조는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을 짜고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후계자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단지 내 아들이기 때문에, 내 딸이기 때문에 윗자리에 앉힌다면 궁극적으로 기업을 망칠 수도 있다. 후계자 문제에 객관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퐁텐블로=최한나 기자 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