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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CEO 역할은 새 아이디어 촉진하고 혁신 장려하는 것”

입력 | 2013-09-05 03:00:00

칼록 인시아드 MBA 교수
“가족경영은 장기적 관점서 유리… 후계자 문제는 객관적 접근해야”




란델 S 칼록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아시아와 유럽, 중동 지역을 오가며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키는 리더가 조직의 혁신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KAIST 제공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느 때보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 시대다. 카이스트 EMBA 필드트립에서 강연한 란델 S 칼록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를 만나 기업가 리더십(entrepreneurial leadership)에 대해 들었다.

―기업가적 리더는 어떤 특징을 지니는가.

“혁신을 전략의 일부로 만든다. 기업 내 모든 이들이 혁신을 생각하게 한다는 말이다. 리더가 이 과정을 이끌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촉진하고 혁신을 장려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교훈으로 삼을 만한 사례는 무엇이 있는가.

“창의성을 DNA로 갖고 있는 3M에 주목할 만하다. 3M의 창립연도는 1902년, 올해로 111주년을 맞았다. 늙은 기업은 창의적일 수 없다는 관념이 3M에서 깨졌다. 스카치테이프 같은 사무용품부터 각종 공업용 연마제에 이르기까지 3M의 포트폴리오는 범위를 잴 수 없을 만큼 넓지만 3M은 안주를 거부했다. 지금도 3M 매출의 30% 이상은 만들기 시작한 지 5년이 안 되는 제품에서 나온다.

3M의 창의적인 문화는 1949년에서 1966년까지 회장으로 재직한 윌리엄 맥나이트에 의해 시작되고 완성됐다. 그는 재임 중 그만의 경영 규칙을 만들었는데 3M은 이를 맥나이트 원칙(McNight Principles)이라고 부르며 아직도 준수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절대 죽여서는 안 되며 실수를 용인하고 책임을 묻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런 문화가 유지되면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계속 나올 수 있다.”

―혁신적 문화를 만들 때 리더의 역할은 무엇인가.

“3M의 포스트잇이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이 제품은 철저히 실패했다. 직원들이 포기하려하자 CEO가 사비를 털어 다시 시도해보라고 격려했다. ‘너희는 실패했다. 예산은 다 떨어졌고 이제 더이상 지원할 수 없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여기 내 개인 자금이 있다. 가서 다시 한번 테스트해 보라’고 했다. 이것이 리더십이다. 리더는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한국 기업에 조언을 한다면….

“아시아 기업이 갖고 있는 가족 경영 구조는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을 짜고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후계자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단지 내 아들이기 때문에, 내 딸이기 때문에 윗자리에 앉힌다면 궁극적으로 기업을 망칠 수도 있다. 후계자 문제에 객관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퐁텐블로=최한나 기자 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