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논의중… 전재용씨 “곧 입장 정리”노태우측 남은 230억 내… 16년만에 완납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 씨가 4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재용 씨는 검찰에서 “미납 추징금을 가족끼리 분담해 내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은 4일 “전 전 대통령 일가 내에서 자진 납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결정은 전 전 대통령 가족의 몫이고 검찰이 재용 씨 조사에서 자진 납부를 요구하거나 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 일가는 현재 보유한 자산을 모두 처분해도 1600억 원이 넘지는 않는다고 보고 약 1000억 원 정도만 우선 납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압류된 전 전 대통령 일가 재산은 약 800억 원 규모다.
전날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가 이날 새벽 귀가한 전 씨 차남 재용 씨는 추징금 자진 납부 의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검찰수사의 압박에 더해 노 전 대통령 측의 추징금 자진 납부 논의 과정까지 공개되면서 자진 납부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 전 대통령은 검찰이 자녀와 친척 등 자신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을 겨냥해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용 씨가 3일 자진해서 검찰에 출두한 것도 자진 납부 의사를 미리 전하러 간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 관계자는 “자진 납부를 논의 중이라는 것까지만 확인했을 뿐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면서 “이와 상관없이 숨겨진 비자금을 찾아내는 수사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