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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팬이 돌아와야 진정한 부활”

입력 | 2013-09-05 03:00:00

■ 은퇴 후에도 예능 인기 등 존재감 과시 서장훈의 ‘한마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해 숨겨진 끼를 뽐낸 서장훈. MBC TV 화면 촬영

한국 농구에서 ‘국보 센터’로 이름을 날린 서장훈(39)의 존재감은 3월 그가 은퇴한 후에도 여전하다. 월드 스타인 가수 싸이까지 은퇴식에 참석해 마당발을 과시했던 서장훈은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끼를 보여준 데 이어 최근에는 ‘제2의 서장훈’으로 불리는 이종현(19·고려대)의 등장으로 새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관심에 대해 서장훈은 “좀 조용히 있고 싶다. 방송 출연 제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코치 제안과 농구 해설 요청도 서너 군데에서 받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27년 동안 농구를 하면서 나를 돌아볼 시간이 제대로 없었다. 당분간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도 만나며 재충전하려고 한다. 곧 미국에 갈 계획이다. 서울 강남에 집을 얻어 혼자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며칠 바람을 쐬고 왔다는 서장훈이 전화를 걸어온 시간도 자정 무렵이었다.

평소 쓴소리를 잘 하기로 소문난 서장훈은 인기 부활 조짐을 보이는 국내 농구를 향한 날카로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요즘 나나 김주성 김승현이 명동을 돌아다녀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을 거예요. 농구 저변을 제대로 확대하려면 국제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읽고 팬들의 구미에 맞춰 나가야 해요. 허름한 농구장 식당에서 찌개 먹던 시대는 지났어요. 시설을 개선하고 새로운 농구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프로와 아마 농구가 밥그릇 싸움 할 때는 아니라는 게 서장훈의 지적.

자신과 비교되는 스무 살 아래 이종현(206cm)과의 인연도 공개했다. 연세대 시절 서장훈은 이종현의 아버지인 아마추어 농구 기아 센터 이호준 씨를 실전에서 상대한 적이 있다. “호준이 형도 팔이 엄청 길었는데 종현이는 더 긴 것 같아요(양팔을 벌렸을 때 길이인 윙스팬이 223cm에 이른다). 장점이 많으니 종현이가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더 성장할 수 있도록 1대1과 외곽 능력, 시야를 보강하면 좋겠어요. 좋은 가르침을 받아야 할 텐데….”

‘국보 센터’ 서장훈이 3월 은퇴 뒤 빠져 있는 스포츠는 다름 아닌 골프. 서장훈은 “1주일에 세 번 골프 레슨을 받고있다. 내가 야구 선수 출신인데 골프공 치는 것이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KBL 제공

운동선수인 만큼 은퇴식에서도 운동복을 입겠다며 양복 정장을 사양했던 서장훈은 요즘 다른 ‘운동’에 빠져 있다. 방송인 김동건 씨의 아들로 한때 천재골퍼로 불리다 골프 교습가로 변신한 친구 김주형에게 1주일에 3번 골프 레슨을 받고 있다. “몇십 년 반복됐던 생활 리듬이 바뀌니 힘들더라고요. 뭔가 규칙적인 활동이 필요했어요. 내가 야구 선수 출신(초등학교 시절)인데도 가만 서있는 골프공 치는 게 훨씬 어렵더라고요. ‘머리 얹는 건’ 기본기를 완성한 내년 봄에나 하려고요.”

꼼꼼하고 세밀한 성격으로 소문난 서장훈은 골프 입문에도 빈틈은 없어 보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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