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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너무 고돼 소치 빨리 갔으면”

입력 | 2013-09-05 03:00:00

세계정상 지키는 쇼트트랙 대표팀… “훈련은 저축” 하루 10시간 강훈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이 4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내 빙상장에서 빙상 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월드컵 1차 대회를 시작으로 11월 14일 4차 대회까지 약 3개월간 올림픽 전초전을 치른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제가 대표팀 8년 차인데요. 올해처럼 힘들게 훈련하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내년 2월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팀의 맏형 이호석(27·고양시청)이 말했다.

이한빈(25·서울시청)은 “차라리 올림픽이 빨리 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하루 훈련의 절반만 소화하고도 헛구역을 하는 선수들이 꽤 된다”고 했다. 여자 대표팀의 김아랑(18·전주제일고)도 “소속팀 훈련과는 차원이 다르다. 처음 입촌했을 때는 아예 스케줄을 따라가지도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했다.

4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행사. 남녀 6명씩 12명의 대표 선수들은 너도나도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욕과 각오는 어느 때보다 강했다.

선수들의 하루 일과표를 보면 입이 벌어질 정도다. 태릉선수촌에 있는 종목을 통틀어 가장 이른 시간인 새벽 4시 40분에 기상해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4시간 넘게 스케이트를 탄다. 또 중간중간 스케이트보다 더 힘들다는 지상(地上)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공식적인 훈련은 오후 6시 반에 끝나지만 오후 8시부터는 각자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잠들기 전까지 개인 훈련을 한다.

여자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최광복 코치는 “훈련은 저축과 같다. 훈련을 많이 할수록 나중에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엄청난 훈련의 초점은 체력 강화에 맞춰져 있다. 최 코치는 “기본적으로 배기량이 큰 차가 잘 나가는 법이다. 체력을 키워놓아야 기술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타협 없이 훈련을 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쇼트트랙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까지 6차례 올림픽에서 모두 19개의 금메달을 딴 효자 종목이다. 최근 들어 중국, 유럽 선수들과의 기량 차이가 좁혀지면서 정상 수성을 위해서는 더욱 노력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신다운(20·서울시청)은 “‘나도 큰 선수가 됐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올림픽 경험이 있는 이호석 선배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 심석희(16·세화여고)도 “계주 금메달이 목표다. 개인전에서도 금메달 하나를 욕심내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하는 월드컵 1차 대회를 시작으로 시즌에 돌입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