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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피란시절 추억 오롯이… 영도다리 축제 구경오세요”

입력 | 2013-09-06 03:00:00

‘금순이 선발대회’ 등 6일 부산서 개최… 태종대엔 향토가요 노래비 7일 제막




큰 배가 지나갈 수 있도록 상판이 위로 열리는 영도다리가 올해 말이면 옛 기능을 되찾는다. 현재 복원공사가 끝나 개통을 앞두고 시운전 중이다. 동아일보DB

부산의 대표적 명소로 꼽히는 영도다리와 태종대가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영도다리는 1934년 부산 중구와 영도를 잇는 한국 최초의 연륙교이자 도개교(跳開橋·큰 배가 밑으로 지나갈 수 있도록 위로 열리는 구조로 만든 다리)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1966년 도개교 기능을 안전 문제 때문에 없앴다. 이 도개교 기능을 최근 되살려 시운전 중에 있다. 올해 안에 1분여 만에 75도 각도로 세워지는 초고속 도개교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일의 다리 축제로 6∼8일 열리는 제21회 영도다리 축제는 47년 만에 다시 태어나는 영도다리를 기념하는 의미가 있다.

행사는 ‘추억의 박물관, 영도다리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주요 행사(4개), 공연행사(12개), 체험행사(8개), 전시행사(14개), 단위행사(3개), 기타 행사(1개) 등 모두 6종 42개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지역민 500여 명이 참가해 영도의 역사를 이야기로 엮은 시민 퍼레이드는 참가자들이 고인돌 가족, 조가비 커플, 부족장 행차, 영도할매와 깡깡이, 금순이, 조선통신사, 말 가면의 근육맨 등으로 분장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준다. 7일 오후 5시 광복로 입구를 출발해 옛 전차 종점을 거쳐 남항대교수변공원까지 행진한다.

굳센 금순이 선발대회도 열린다. 이 선발대회는 6·25전쟁 당시 북한 흥남부두에서 헤어진 ‘금순이’를 그리는 가요 ‘굳세어라 금순아’(박시춘 곡)의 가사에 영도다리가 나온다는 연관성 때문에 열리는 것이다.

수변공원의 축제주제관에서는 1950, 60년대 생활상을 나타내는 학교, 점집, 만화방, 이발소, 구멍가게, 레코드방 등을 재현해 추억을 선사한다. 부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 부산항만공사의 새누리호를 타고 남항∼태종대∼아치섬∼수미르공원의 절경을 감상하는 ‘절영도 선상투어’도 마련돼 있다. 영도다리 체험 놀이터 및 놀이공간, 어린이 물보트, 인라인스케이트존 등 청소년 체험 위주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태종대공원 입구에 노래비가 세워져 7일 제막된다. 국내유일의 남자 약사 가수인 황원태 씨의 대표곡인 ‘태종대’가 노래비에 새겨졌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또 영도의 상징인 태종대를 널리 알리기 위해 이곳에 노래비가 세워진다. 태종대공원 입구 매표소 위 길목에 들어서는 노래비는 가로 2.25m, 높이 2.3m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 제막식은 7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노래는 유일한 남자 약사 가수인 황원태 씨(61)의 대표곡 ‘태종대’가 선정됐다. 서예가 김진희 씨가 가사를 쓰고 조각가 한주용 씨가 태종대를 상징하는 몽돌, 동백꽃, 갈매기, 파도를 형상화해 새겨 넣었다. 이 노래비는 영도 주민들이 부산시의회에 청원한 뒤 시에서 지원해 건립됐다.

황 씨는 음반 3장을 낸 트로트 가수. 부산대 약대 재학 시절 통기타를 메고 봉사활동을 했고 1987년 가수로 데뷔했다. 그는 지금도 27년째 일주일에 2, 3차례 방송과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그는 가벼운 질환으로 약국을 찾는 손님들에겐 “부작용 없는 치료제는 ‘노래’밖에 없다”며 약보다 노래를 권하기도 한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