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기 들어간 작품 전시했다 철거 해프닝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행사 논란
2013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출품된 남북한 단일기 작품들. 왼쪽 위부터 인공기가 들어가 철거된 마탈리 크라세와 김현진의 작품. 나머지는 김현, 최예주, 허욱, 강병인의 단일기.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제공
비엔날레 재단은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입장할 때 한반도기 대신 들 수 있는 단일기를 제안하는 전시를 마련했다. 이 전시에는 미국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 외국인 5명을 포함해 90명의 디자이너가 90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이 중 프랑스 디자이너 마탈리 크라세를 포함해 11명은 인공기를 부분적으로 차용한 작품을 디자인했다.
비엔날레 재단은 개막 전날인 5일 내외신 기자와 전문가를 초청해 전시장에 설치된 90점의 단일기 작품을 보여주었고 작품이 수록된 도록도 배포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6시경 “민감한 시기에 인공기가 들어간 단일기를 전시하면 북한을 지지하는 듯한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며 슬그머니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국기 디자인전에는 태극문양과 4괘, 한글 철자, 삼족오(三足烏) 등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를 디자인한 김현 작가는 ‘천지인(天地人)’을 상징하는 삼태극을 주제로 무한대를 상징하는 단일기를 선보였다. 박금준 장동련 최예주 작가는 한글 자음인 ‘ㅎ’을 그려 넣은 단일기를 제작했다. 비엔날레 측은 이 작품들에 대한 일반 관람객들의 선호도를 조사해 1개 작품을 선정하고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남북한 선수 동시입장에 활용해 달라고 건의할 예정이다.
광주=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