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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은 ‘손’ 해낸 발

입력 | 2013-09-07 03:00:00

■ 홍명보호, 아이티에 4-1… 출범 첫승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이 6일 아이티와의 평가전에서 3-1로 앞선 후반 쐐기 골을 넣은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손흥민은 전반 선제골 등 2골을 터뜨리며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한국은 홍명보 감독 취임 후 5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인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됐어!”

전반 21분 손흥민(바이엘 레버쿠젠)이 아크서클 왼쪽 외곽을 파고들며 날린 슛이 상대 골키퍼가 손 쓸 사이 없이 골네트를 가르자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며 벤치에서 일어났다. 이렇게 쉽게 빨리 골을 잡아낸 게 얼마만이던가.

손흥민이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아이티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 골 결정력 부재를 해결할 기대주임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왼쪽 날개로 나선 손흥민은 선제골을 터뜨린 뒤 전반 34분 골 지역 왼쪽 골라인 근처의 사각에서도 과감하게 슛을 하는 등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홍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손흥민은 후반 26분 골키퍼까지 제치고 팀의 4번째 골도 잡아냈다.

손흥민은 홍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한 후 4경기 동안 단 1골을 잡아내고 3무 1패한 대표팀의 빈곤한 득점력을 해결할 카드로 선발됐다. 홍 감독은 평소 “지도자는 선수들에게 골문 앞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은 알려 줄 수 있지만 골은 결국 선수의 개인 능력이 중요하다. 감각적으로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이날 ‘홍명보호’에 처음 이름을 올리자마자 2골을 잡아내 향후 대표팀 골잡이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차범근 SBS 해설위원은 “그동안 잘하고도 마지막 방점을 찍지 못했는데 손흥민이 빨리 멋지게 넣어 대표팀 분위기를 바꿨다. 손흥민은 이 골로 자신감을 얻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후반 3분과 13분에 얻은 페널티킥을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이근호(상주)가 각각 성공하는 등 4-1로 승리해 ‘홍명보호’ 출범 후 첫 승을 거뒀다.

하지만 한국은 이날 짧은 패스 등에서 실수하는 등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진 못했다. 수비 라인도 다소 불안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56위)에 뒤진 74위지만 아이티의 선수들은 빠르고 개인기가 좋았다. 박주호(마인츠)-김영권(광저우 헝다)-홍정호(제주)-김창수(가시와 레이솔)의 포백 라인은 상대의 빠른 공격수에게 공간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홍 감독은 “승리해 기뻤지만 선수들의 경험 미숙이 드러난 경기였다. 첫 골을 넣고 좀 느슨한 플레이를 해 골을 먹는 등 허술했다”고 평가했다.

아이티 선수들은 이날 노골적으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시했다. 심판이 첫 번째 페널티킥을 선언하자 부당하다며 격렬히 항의했다. 4분 뒤 이브 데스마레는 파울을 선언받자 신경질적으로 공을 밖으로 차냈고 심판은 비신사적인 행위로 경고를 줘 경고 2개로 퇴장시켰다. 피에르 생장 아이티 감독도 “심판은 오늘 한국 편인 것 같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역대 A매치 최소인 1만3624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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