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강민. 스포츠동아DB
시즌 초반 28타수 1안타, 타율 0.042로 1할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부진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시즌 말 찾아온 왼쪽 무릎 부상 여파로 전지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한 탓이었다. 결국 4월 중순 2군행 버스에 몸을 실어야 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 그 해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던 ‘국가대표 외야수’ 김강민(31·SK)의 올 시즌 초반은 시련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는 역시 달랐다. 5월 7일 대타로 1군 복귀전을 치른 뒤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 올렸고, 6월에 월간 타율 0.342를 기록하며 부활을 알린 뒤 7월(0.333)과 8월(0.365)에도 발군의 활약을 이어갔다. 특히 8월에는 5개 홈런을 몰아치며 SK가 4강 희망을 되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9월 들어서도 본인은 “페이스가 떨어진 것 같다”고 말하고 있지만, 5일까지 12타수 6안타 타율 0.500을 기록하며 여전히 식지 않은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이제 어느덧 시즌 타율은 3할(0.305)를 넘어섰다.
“타격은 업다운이 있게 마련인데, 이젠 좀 페이스가 떨어질 때도 된 것 같다”고 말한 그는 “힘들고 지칠 때 ‘한 게임만 더 나가자’, ‘규정타석만 채우자’, ‘100안타만 치자’, 이런 식으로 목표를 하나하나씩 높여 잡았고 그러면서 조금씩 좋아졌다. 아직도 목표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몸과 마음이 약해질 때 나름의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목표를 세웠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한 타석 한 타석 최선을 다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말이었다.
사직|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