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창훈 현대아이파크몰 대표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 아이파크백화점 7층 풋살 경기장에서 공을 들고 포즈를 취한 양창훈 현대아이파크몰 대표. 양 대표는 국내 백화점 중 처음으로 ‘남성 중심 백화점’을 표방하고 나섰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서울 용산구 한강로 아이파크백화점을 운영하는 양창훈 ㈜현대아이파크몰 대표이사 부사장(54)이 최근 현대아이파크몰과 아이파크백화점 개점 7주년을 맞아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파크백화점의 콘셉트를 이렇게 획기적으로 바꾸는 방안을 밝혔다.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백화점들은 최근 ‘매장 재편’이라는 화두(話頭)로 동네 유명 음식점들을 백화점 푸드코트에 경쟁적으로 입점시키고 있다. 또 동대문 신인 디자이너들의 매장을 유치하는 등 차별화에도 힘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아이파크몰이 차별화를 위해 여성과 패션을 주 타깃으로 하는 백화점의 기존 패러다임을 깨기로 한 것이다.
이와 함께 남성패션 매장과 골프 매장도 더 늘릴 계획이다. 그 대신 현재 백화점 2층에 있는 중년 여성 대상의 20여 개 패션 브랜드 매장은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다. 양 대표는 “낚시, 골프 등 휴일에 야외로 놀러 가는 남성들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파크백화점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취미 생활에 돈을 아끼지 않는 20, 30대 미혼 남성(골드미스터)부터 가족을 동반한 40, 50대 아버지 고객 등 남성 고객 구매력은 평균적인 여성의 2∼3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대표는 “남성 중심 백화점 전환을 통해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빅3’ 백화점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겠다”면서 “향후 부산 등 광역시에 출점을 검토하고 있는 백화점에도 이런 콘셉트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이파크백화점뿐 아니라 롯데, 신세계, 현대 백화점도 최근 남성 고객들을 타깃으로 매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늘어나는 데 그치는 등 성장 둔화를 남성 고객의 높은 구매력을 발판으로 돌파하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시작된 가을 문화센터 강좌에 남성들을 위해 낚시, 요리, 남성정장 패션 강의를 개설했다. 3년 전만 해도 전체의 5%였던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남성 회원은 올해 10%까지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최근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에 가방과 지갑 등 남성 잡화만을 모아 파는 전용 매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