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전남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장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 마을기업 박람회’에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왼쪽에서 세 번째)이 한 마을기업 홍보부스에 들러 생산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조충훈 순천시장, 마을기업 관계자, 유 장관, 박준영 전남지사. 안전행정부 제공
㈜통인시장커뮤니티는 시장 상인들이 만든 마을기업이다. 통인시장은 이전에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었지만 지난해 초 도시락 카페가 문을 연 뒤 주변 직장인들까지 몰리며 문전성시다. 카페에서 개당 500원인 쇠로 된 엽전(전용화폐)을 원하는 만큼 구입한 뒤 시장 곳곳을 돌면서 원하는 반찬을 살 수 있다. 도시락 가득 반찬을 담고 카페에서 밥과 국을 받아 식사하는 것이다.
2011년 처음으로 마을기업이 된 ㈜통인시장커뮤니티는 도시락 카페의 히트로 지난해 우수 마을기업에 선정됐다. 올해 상반기에만 2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고 시장 내 다른 가게들도 덩달아 매출이 올랐다.
울산 북구 연암동에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마을기업이 있다. 친환경 목재를 이용해 간판이나 방향표지판 등 각종 안내판을 만드는 곳이다. 울산대 디자인대 봉사동아리 ‘사랑나눔’ 선후배들이 “이웃과 행복을 나누며 살아가자”라는 취지로 시작해 2011년 마을기업에 선정됐다. 2012년 한 해에만 4억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특히 직원 22명 가운데 13명이 지역 주민이다. 이들 가운데에는 육아 때문에 직장생활이 어렵거나 전문 기술이 없어 취업이 어려운 여성이 많다.
마을기업은 주민들이 직접 지역 자원을 활용해 수익 사업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 ‘기업’처럼 주민들의 소득을 늘리고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그러나 출자자의 70% 이상은 해당 지역 주민으로 해야 하고 지역 상권과 충돌해서는 안 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많다. 이 때문에 2010년 9월 ‘자립형 지역공동체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시범 추진이 시작될 때만 해도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이듬해 마을기업으로 사업 명칭을 바꾸고 정부가 사업비와 컨설팅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통인시장커뮤니티,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스타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8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올 6월 현재 전국의 마을기업은 1024개에 이른다. 2011년 550개, 2012년 787개 등 빠르게 늘고 있다. 마을기업 종사자도 2011년 3154명에서 올해는 80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매출액은 같은 기간 197억 원에서 600억 원 이상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 잘나가는 마을기업 한자리에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최고의 복지는 바로 일자리 창출”이라며 “기업뿐 아니라 마을에서도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바로 마을기업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마을기업은 지역공동체 복원뿐 아니라 지역 활성화를 이끌어 내는 새로운 대안”이라며 “마을기업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