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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올림픽 무대 ‘기사회생’

입력 | 2013-09-10 07:00:00


■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선정

복잡한 경기방식 단순화…적극적 공격 유도
女체급 증가·판정 공정성 확보 등 노력 성과
삼성 레슬링 지원 중단…새 후원사 찾기 과제

레슬링이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무대에서 살아남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25차 총회에서 레슬링을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레슬링은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을 가리는 1차 투표에서 총 유효표 95표 중 과반수인 49표를 얻어, 2차 결선투표 이전에 야구·소프트볼(24표), 스쿼시(22표)를 따돌렸다. 이로써 레슬링은 2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선정한 25개의 올림픽 핵심종목에서 제외된 뒤 7개월 만에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종목의 지위를 되찾았다. 이에따라 레슬링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은 물론이고 2020년 도쿄올림픽과 2024년 올림픽에서도 핵심 종목으로 남게 됐다.

● 레슬링은 어떻게 기사회생했나?

고대올림픽부터 명맥을 이어온 레슬링은 1896년 아테네에서 열린 제1회 근대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1900년 제2회 파리올림픽에서 잠시 정식종목에서 제외됐지만, 1904년 제3회 세인트루이스대회부터 100년 넘게 올림픽 무대를 지켰다. 그러나 IOC의 지속적인 개혁 요구를 묵살하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이후 국제레슬링연맹(FILA)은 네나드 라로비치(세르비아) 회장을 새 수장으로 추대하고 강도 높은 개혁작업에 착수했다.

복잡한 경기방식을 단순화하고,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도록 패시브 규칙에도 변화를 줬다. 여성 부회장을 신설하고 여자자유형 체급을 늘리는 등 IOC가 추구하는 양성평등의 가치에도 발을 맞췄다. 심판위원회를 독립시켜 판정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등 레슬링이 그간 국제스포츠계에서 갖고 있던 구악의 이미지도 벗겨냈다. 이런 노력들은 IOC 집행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레슬링은 5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에서 야구·소프트볼, 스쿼시와 함께 2020하계올림픽의 정식종목 후보로 선정되며 기사회생의 발판을 확보했다.

● 야구, 메이저리그의 비협조로 고배

반면 야구는 소프트볼과 통합을 시도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라는 기구까지 출범시켰지만, 올림픽 무대 재입성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의 비협조적 자세가 정식종목 제외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IOC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여하지 않으면 야구를 정식종목에서 제외하겠다고 압박했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올림픽을 위해 리그를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 삼성 지원 중단…한국레슬링, 새 후원사 찾기가 과제로!

대한레슬링협회는 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레슬링 올림픽 정식종목 확정 기념행사를 열고 한국레슬링의 발전방안을 제시했다. 발전방안에는 여자레슬링 활성화와 유소년 꿈나무 육성 등이 포함됐다. 협회는 또 1982년부터 30년간 한국레슬링을 후원한 삼성의 지원이 최근 중단됐음을 공식발표했다. 이로써 든든한 후원사를 구하는 일이 한국레슬링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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