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살리기 위해 채권단 뜻 존중”
STX조선은 9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신임 대표이사로 추천한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과 류정형 STX조선 부사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STX조선 관계자는 “새 이사 선임을 결의했다는 것은 강 회장 등 기존 이사들이 사임 의사를 밝힌 것과 같은 의미”라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27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STX조선 대표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사회 의장인 강 회장은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사사로움이 없을 수 없지만 회사를 살리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경영 부실의 책임을 지고 채권단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강 회장이 경영권을 내놓은 만큼 채무 재조정을 신속히 끝낸 뒤 경영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다. 채권단은 27일 임시 주총에 ㈜STX 등이 보유한 STX조선 지분을 100 대 1로 무상 감자(減資)하는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채권단은 또 7000억 원에 달하는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10월 이후 단행할 예정이다. 감자 후 출자전환이 끝나면 채권단은 STX조선의 최대주주가 된다.
STX조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강 회장의 노하우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강 회장에게 비등기이사 자리를 맡기면서 그의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이상훈·김창덕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