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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Dining 3.0]‘맥아 100%’ 비열처리 맥주, 부드럽고 진한 맛에 반할걸

입력 | 2013-09-11 03:00:00

하이트진로




맥주는 제조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바로 맥주통 위쪽에서 고온(18∼25도)으로 발효를 진행하는 에일(Ale) 맥주와 통 아래쪽에서 저온(9∼15도)으로 발효하는 라거(Lager) 맥주다. 이 두 가지는 발효 과정에 차이가 있어 맛도 다르다. 에일 맥주는 무겁고 탁한 느낌이 강해 ‘쓴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아일랜드 맥주 ‘기네스’나 독일 ‘에딩거’ 등이 대표적인 에일 맥주다. 반면 라거 맥주는 순하고 상쾌한 맛이 특징이다. 미국의 ‘버드와이저’나 네덜란드의 ‘하이네켄’이 라거 계열이다.

국내 맥주 시장에는 라거 계열이 압도적으로 많다.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와 오비맥주의 ‘카스’ 등 국내 대표 맥주들은 모두 라거 맥주다. 에일 맥주는 대부분 국내에 수입 제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도 라거 맥주와 에일 맥주의 점유율은 약 7 대 3으로 라거 계열 제품이 더 많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주류회사들이 에일 맥주를 잇달아 내놓고 라거 계열 위주였던 국내 맥주 시장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덴마크의 알렉시아 맥주연구소와 기술 제휴를 맺고 3년 동안의 연구 끝에 개발한 신제품 ‘퀸즈 에일’을 최근 내놓았다. 이 제품의 이름은 아침 식사 시간이 되면 물 대신 에일 맥주를 마실 정도로 에일 애호가였던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이야기에 착안해 만들었다.

퀸즈 에일은 보리(맥아) 100%를 원료로 만들었으며 에일 맥주 특유의 진한 맛과 향을 내기 위해 제조공정에서 맥아를 빙점 이하에서 숙성했다. 또 탱크에서 갓 뽑은 듯한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열처리를 하지 않은 ‘비열처리공법’으로 맥주를 만들었다. 맥주의 경우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제조 단계 마지막에 열로 살균 처리를 하는데, 신선한 맛을 살리기 위해 저온에서 살균처리를 하는 것을 비열처리공법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하면 생맥주처럼 맛이 부드러워지는 장점이 있다.

퀸즈 에일에는 맛이 담백한 ‘블론드 타입’과 맥아의 함량을 높여 에일 맥주 특유의 깊고 진한 맛을 강조한 ‘엑스트라 비터 타입’ 등 2가지 종류가 있다. 퀸즈 에일 맥주의 색은 금색이나 호박색을 띠는 라거 계열 맥주보다 진하고 탁한 적갈색이다. 쓴 맛이 나는 엑스트라 비터 타입의 색이 블론드 타입보다 좀 더 진하다. 알코올 도수는 두 타입 모두 5.4%로 국산 라거 맥주 도수인 4.5%보다 높다. 330mL 1병 출고가격은 블론드 타입이 1900원, 엑스트라 비터 타입이 2100원이다.

에일 맥주는 세계 맥주 시장에서 30% 비중을 차지하지만 국내에서의 시장점유율은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다. 하이트진로는 퀸즈 에일을 내놓으면서 5년 안에 에일 맥주 생산 비중을 3% 이상으로 늘리고 에일 맥주 판매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퀸즈 에일은 국산 맥주 맛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 맥주와 정면 대응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이라며 “맛과 품질 경쟁에서 국내 맥주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