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가운데)이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에서 상대 수비수의 마크를 뚫고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다. 전주|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상대 스리백 전술 불구 중앙서만 볼 돌려
원톱 조동건도 수비 지역에서만 볼 받아
중앙수비 또 크로스 맨마킹 실패 아쉬움
Q : 조동건이 원 톱으로 나왔는데.
A : 먼저 크로아티아의 전술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크로아티아는 전반에 스리 백에 가까운 형태로 포진했다. 크로아티아가 원래 스리 백도 효율적으로 쓰는 팀이다. 그런데 조동건이 너무 수비지역으로 내려와서 볼을 받는 경향이 있었다. 이럴 때는 깊숙하게 들어가 볼을 받아야 상대 수비를 그 지역에 묶어놓을 수가 있다. 조동건은 사이드로 빠져 나가는 움직임이 원래 좋은 선수인데 그저 열심히만 뛰었다. 상대 움직임을 봐 가면서 우리도 변해야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미흡했다.
A : 상대가 스리 백을 서면 그 측면을 공략해야 찬스가 난다. 가운데는 두꺼운 상황이기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는다. 중앙 미드필더인 구자철과 박종우가 사이드로 볼을 뺀 뒤에 중앙에 공간이 나면 다시 그쪽으로 볼을 투입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중앙에서만 볼을 돌리니 전반에 상대의 강한 중원 압박에 고전했다. 그러니 패스가 원활하게 나갈 때가 없고 뺏겨서 실점과 다름없는 위기를 맞았다. 좌우 풀백의 움직임도 지적하고 싶다. 좌우 풀백이 그저 전진해 있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상대 사이드에 공간이 날 수 있도록 우리 진영으로 크로아티아 측면 요원들을 유인해 줬어야 했다.
Q : 좌우 측면 날개 이청용과 손흥민의 움직임은.
A : 두 선수의 움직임은 괜찮았다. 두 선수 모두 스피드와 기술을 겸비한 선수들이다. 볼 받아주고 스리 백 사이로 파고 들어가서 찬스를 포착하는 장면들이 몇 차례 보였다. 확실히 결정지어줄 만한 찬스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Q : 후반에 구자철이 최전방으로 올라가고 한국영이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되는 변화가 있었다.
Q : 곽태휘가 새로 가세한 중앙 수비는.
A : 전반에는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었다. 후반이 문제였다. 우리가 후반 초반 전체적으로 경기를 주도하고 있었고 상대는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펼쳤다. 이럴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게 바로 세트피스와 카운트어택이다. 딱 이 두 부분을 주의해야 했는데 실점이 모두 여기서 나왔다. 아이티와의 경기에서도 크로스에 이은 헤딩으로 실점하지 않았나. 어차피 축구를 할 때는 상대에게 크로스는 허용하게 돼 있다. 중요한 점은 크로스가 넘어왔을 때 맨 마킹을 어떻게 하느냐하는 것이다. 크로스가 직접 골이 되는 경우는 없다. 골은 사람이 넣게 돼 있고 이 사람을 마크해줘야 하는 것이다. 우리 수비수들이 가장 약한 게 이 부분이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꼭 개선해야 한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 전 강원FC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