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크로아티아의 평가전이 열린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은 붉은 물결로 가득 찼다.
모처럼 전주에서 열린 대표팀의 A매치. 평일 밤의 지방 경기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경기장 스탠드는 관중들로 꽉 찼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의 공식 수용 인원은 4만3389석으로 만원에 가까웠다. 조명이 켜지기도 전인 오후 6시부터 입장하기 시작한 팬들은 스탠드 2층부터 채우기 시작하더니 킥오프 직전에는 이미 입추의 여지가 없을 만큼 자리가 가득 찼다. 흥행은 일찌감치 대박 조짐이었다.
지난 달 26일 발매된 입장권은 열흘 만에 3만여 장이 팔렸고, 경기 전날(9일)에는 대한축구협회가 현장 판매를 위해 남긴 3000여 장을 제외하고 매진됐다. 물론 경기장 티켓 부스에서 판매한 잔여분 역시 20여 분만에 동이 났고, 암표나마 구하려는 많은 이들은 경기장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철저한 홍보가 뒷받침됐다.
전라북도와 전주시, 전북축구협회 등은 대한축구협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이번 평가전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입장권도 빈틈없이 분배했고, 당일 전주종합운동장과 화산체육관, 전북도청 등 세 곳에서 40여 대의 셔틀 버스를 동원해 팬들을 무료로 실어 날랐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버스 등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지 않아 입지 조건이 나쁘다는 데서 착안한 아이디어였다. 이는 나흘 전(6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아이티 평가전과 완전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당시 선선한 날씨에 금요일 저녁, 전용구장이라는 다양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소 관중(1만3624명)이 찾아 초라하기까지 했다. 인천시와 인천시축구협회는 제대로 도움을 주지 않았고, 전주에 비해 크게 노력을 기울이지도 않았다.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 경기장 주차 시설 미비와 교통 혼잡 등은 변명이 될 수 없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인천과 전주 상황이 많이 달랐다. 시·도는 물론, 해당 축구협회의협조도 큰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