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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만난 벤츠-BMW-르노닛산 회장 인터뷰

입력 | 2013-09-12 03:00:00


《“이제는 전기차 시대.” 10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암마인 박람회장에서 개막한 ‘제65회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IAA)’에서 만난 글로벌 자동차 업체 총수들은 한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올해 IAA는 세계 자동차 산업이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독일 고급차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그룹, 프랑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등 유럽을 대표하는 자동차 업체 3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향후 계획과 한국 자동차 시장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체체 다임러그룹 회장 “젊은층에 벤츠의 즐거움 주겠다”▼


“젊은이들을 위한 메르세데스벤츠가 될 겁니다.”

벤츠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디터 체체 다임러그룹 회장(60·사진)은 10일 개막한 IAA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A클래스’를 선보이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영국 윈저가의 로열베이비가 3년 만에 태어난 것처럼 GLA도 기다린 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체체 회장은 지난해 9월 파리 모터쇼에서 기자와 만났을 때 “벤츠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소형 SUV 투입이 늦어져 후발업체의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고 고민을 밝힌 바 있다.

벤츠는 지난해 3월 소형차 ‘A클래스’와 올 1월 소형 스포츠세단 ‘CLA클래스’에 이어 소형 SUV인 GLA클래스를 내놓았다. 체체 회장은 “소형차를 새 발판으로 삼아 2020년까지 연간 260만 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IAA 현장에서 만난 올라 셸레니우스 AMG(벤츠 고성능차 사업부) 회장(44)은 “최근 유럽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SLS AMG 일렉트릭은 전기차도 고성능을 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내놓을 모델에 대해서는 “내년에 A클래스와 CLA클래스의 고성능 버전인 ‘A45 AMG’와 ‘CLA45 AMG’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형차 판매량이 늘어나더라도 AMG의 ‘1인 1엔진’ 전담 생산 방식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트호퍼 BMW 회장 “메가시티 서울엔 전기차가 최적”▼


“BMW 전기차는 서울과 도쿄 같은 ‘메가시티’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습니다.”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BMW그룹 회장(57·사진)은 전기차 ‘i시리즈’ 신차 발표회를 마친 뒤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라이트호퍼 회장은 “i3은 가족 단위 이동이 잦은 한국 대도시에서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데 알맞은 차”라고 강조했다. i3은 준중형급 전기차로 4인승이다. 1회 충전으로 160km(주행거리를 늘리는 레인지익스텐더를 장착하면 3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함께 공개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외부 충전식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은 1.5L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번갈아 사용한다. 완전 충전을 하고 연료를 가득 채우면 500km까지 달릴 수 있다. 최고출력은 362마력이다.

라이트호퍼 회장은 “i8 콘셉트카가 영화 ‘미션 임파서블’에 나왔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실제로 만드는 건 불가능(impossible) 할 것이라고 했다”면서 “하지만 오늘 새로운 시대의 스포츠카가 현실이 된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i3은 내년, i8은 2015년 한국에서 판매된다. 가격은 i3이 4000만∼5000만 원, i8은 1억 원대 중후반이 될 것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는 보고 있다.

    
▼곤 르노닛산 회장 “삼성그룹과의 협력전선 이상無”▼

“삼성그룹과의 관계가 요즘보다 더 좋았던 적은 없습니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겁니다.”

세계 4위 자동차업체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카를로스 곤 회장(59·사진)은 삼성과의 관계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프랑스 르노는 2000년 삼성자동차 지분 80.1%를 인수해 르노삼성자동차를 출범시켰다. 나머지 지분 19.9%는 삼성카드가 갖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업계에선 르노가 삼성카드 지분을 인수해 르노삼성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곤 회장은 “르노삼성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며 “회사 이름도 계속 르노삼성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에 대해 “최근 전기차 ‘SM3 Z.E.’ 등 신차를 투입해 판매가 점차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면서 “신뢰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곤 회장은 지난해 판매 부진으로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자 닛산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를 이 공장에서 생산키로 했다. 또 소형차 새 모델을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는 최근 닛산이 선보인 저가 브랜드 ‘닷선’의 국내 도입에 대해 “그럴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럽 자동차 시장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판매가 늘어나겠지만 1∼2%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크푸르트=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