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의 법칙’의 저자 로버트 서턴은 소트사스야말로 ‘뷔자데(vuj`a d´e)’의 시각을 가진 대표적 인물이라고 설명한다. ‘데자뷔(d´ej`a vu)’가 실제로는 과거에 본 적도, 체험한 적도 없는 일을 마치 예전에 보고 경험한 것처럼 익숙하게 느끼는 기시감(旣視感)을 가리킨다면 뷔자데는 이미 수백 번 보고 경험했는데도 마치 처음 접하는 것처럼 느끼고 행동하는 걸 말한다.
서턴은 늘 해오던 일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뷔자데 사고방식이야말로 혁신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동일한 문제라도 남과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고 부정적인 요소도 긍정적으로 바꿔 생각하는 뷔자데 감각이 혁신과 창의성, 역발상의 발현을 위한 핵심 요소라는 설명이다.
켈리의 또 다른 저서 ‘유쾌한 이노베이션’에서도 잘 설명돼 있듯이 혁신 기업의 대명사로 꼽히는 IDEO가 일하는 방식은 크게 다섯 단계로 나뉜다. 시장, 고객, 기술에 대해 이해하고 실제 생활 속에서 사람들을 관찰한다. 그 후 브레인스토밍, 스토리보드 작업 등을 통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시각화한다. 이를 기반으로 여러 가지 형태의 시제품을 제작해 솔루션을 평가하고 개선한 다음, 상업화를 통해 실행한다.
이 다섯 단계 가운데 핵심은 관찰하기다. 혁신은 눈에서 시작하고 충실한 관찰에서 영감이 떠오른다는 게 켈리의 주장이다. 이는 ‘관찰의 힘’의 저자 얀 칩체이스의 논지와도 일맥상통한다. 원제 ‘Hidden in Plain Sight’에서도 잘 나타나 있듯이 혁신은 일상적으로 너무 잘 드러나 있어 전혀 특별하다고 깨닫지 못한 통찰들을 하나씩 밝혀나가는 작업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물건으로, 평범한 일을 하는 모습 속에서 세계 시장의 문을 열어젖힐 도화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변(辯)이다.
이방실 기업가정신센터장
혁신적인 생각과 시도의 대부분은 사람들이 당연시하며 간과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인 덕택에 탄생했다.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은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늘 있어 왔던 일이지만 그로부터 만유인력의 법칙을 이끌어낸 건 아이작 뉴턴(1642∼1727)에 이르러서였다. 똑같은 것을 보더라도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혜안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