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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도시락 토크 CEO와 점심을] 박진수 LG화학 사장

입력 | 2013-09-12 03:00:00

“야구 팀배팅 하듯 동료위해 헌신하라”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LG트윈타워에서 열린 네 번째 ‘청년드림 도시락 토크’에서 박진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청년구직자들과 ‘LG화학이 찾는 인재상’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지방 사람들은 기업들이 수도권 대학 출신 입사 지원자에게 어드밴티지를 주는 반면 지방대 출신에게는 좋지 않은 인식을 갖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LG화학은 어떤지 궁금합니다.”(이지유 씨·26·부산대 고분자신소재공학과 졸업)

“지방과 서울을 구분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LG화학 신입사원의 40%는 지방 출신입니다. 게다가 우리 비즈니스의 3분의 2는 해외에서 이뤄집니다. 더욱 치열하게 살되 당당함을 더 키우세요.”(박진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LG트윈타워 23층 회의실에서 박 사장과 20대 청년 7명이 마주앉았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주최하는 ‘청년드림 도시락 토크-CEO와 점심을’ 프로젝트의 네 번째 멘토로 박 사장이 나섰다. 이날 도시락 토크에는 600명이 넘는 신청자 가운데 선발된 이 씨를 포함해 박동건(26·미국 퍼듀대 산업공학과 졸업) 유성미(25·충남대 고분자공학과 졸업) 이동하(26·서울대 화학생물공학과 4년) 이소희(24·청주대 산업공학과 졸업) 임소희(25·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4년) 차원호 씨(25·전남대 화학공학과 4년)가 참석했다.

○ “한 사이즈 큰 모자를 써라”

“LG화학은 어떤 사람을 뽑습니까?” 차 씨가 먼저 질문을 던졌다. 박 사장은 차분한 어조로 “10년, 2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인재의 정의는 ‘현재의 내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늘 더 나은 것에 도전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박 사장은 ‘한 사이즈 큰 모자(One Size Bigger Hat)론’을 꺼내들었다. 현재 위치보다 한 단계 높은 시야로 당면한 문제에 접근할 때 역량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이다. 동양인 최초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보 자리에 올랐던 신재원 박사가 출세의 비결로 쓴 표현이다. 박 사장은 신입사원 교육 때도 즐겨 인용한다.

“물론 여기에는 자신의 생각을 실천할 수 있는 추진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또 주어진 임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은 물론이고 개인적인 행복도 얻어냅니다. 이게 LG화학이 찾는 인재입니다.”

“공장 근무가 힘들지는 않았나요?” “인문계생도 공장 근무 경험을 쌓을 수 있나요?” 참가자들은 LG화학이 제조업체인 만큼 공장 근무환경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박 사장은 1977년 입사 후 10년 이상 공장에서 근무한 경험을 예로 들며 “현장경험이 나를 성장하게 하는 토양이 됐다”고 밝혔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공장에 잘 안 가려 하죠. 그러다 시간 지나면 다들 후회합니다. 공장과 현장을 경험해 보면 5년이 지난 뒤 돌아봤을 때 ‘내가 정말 성장했구나’라고 느낄 겁니다. LG화학은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 공장과 각국 해외법인, 지사에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박 사장은 여성 인재들도 LG화학에 지원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자는 으레 약하고 현장근무를 하지 못할 거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데 힘쓴 여성 선배들의 노력에 힘입어 현장에서 근무하는 여성이 많다”고 말했다.

○ “자신의 단점에 위축되지 마라”

박 사장은 내성적인 성격이 다소 고민이라는 한 청년의 고민을 듣자 자신의 학창시절 경험을 예로 들며 단점에 매몰되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장점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물론 치명적인 단점은 고쳐야겠지만 자신만의 재능과 역량을 믿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라는 것이다. 그는 “학창시절 전교생들 앞에 상을 받으러 나가는 게 싫어서 공부를 잘하고 싶지 않았던 적이 있을 정도로 내성적이었다”며 “하지만 위축되기보다는 극복의 노력을 기울이며 점차 나아졌다”고 털어놨다.

신입사원의 태도에 대해 묻자 박 사장은 ‘인화(人和)의 LG’를 책임지는 대표이사답게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개인능력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손해가 되더라도 팀을 생각하고 헌신하는 직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야구경기에서 팀 배팅을 할 줄 알고, 더그아웃의 분위기를 살릴 줄 아는 선수가 필요하듯 회사에도 ‘저 친구가 있으면 함께 일할 만하다’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졸업생 10명이 모여 회사를 만들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좋은 회사가 되는 것이 아닌 건 이 때문입니다.”

그가 새로 맞을 신입사원들과 함께 만들어 갈 LG화학의 미래상은 뭘까. “부품이나 소재로 뭔가 필요할 때 고객들이 우리를 찾고, 우리는 고객을 도울 준비가 완벽히 돼 있는 그런 회사로 이어가는 게 제가 할 일 입니다.”

그는 도시락 토크가 끝나갈 무렵 또 한번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높은 목표를 세우세요. 이것은 젊음의 특권입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보다 지금 하는 일을 즐기기 시작하는 순간 좋은 성과가 나올 겁니다. 한 단계 더 높은 시야에서 바라보면서 끊임없이 실천하세요.”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다음 초청자는 장재영 신세계百사장입니다


다섯 번째 청년드림 도시락 토크의 초청자는 신세계백화점의 장재영 사장입니다. 장 사장과 청년드림센터는 지원자의 창의성과 도전정신 등을 고려해 7명의 점심 파트너를 선정한 뒤 10월 10일(목) 서울 중구 충무로1가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진행될 점심식사에 초대합니다. 참가를 원하는 청년 구직자는 10월 2일까지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www.yd-donga.com)에 ‘CEO와 점심을 먹어야 하는 이유’ 및 간단한 자기소개를 올려주시면 됩니다. 점심 파트너의 명단은 10월 8일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에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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