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대변인 거침없는 말의 경연열성 지지층 이끌어내는 무기로 사용
여야 이젠 품위의 정치를 새누리당 황우여(왼쪽),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편집기자협회 창립 49주년 기념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극한 대치 상황일지라도 여야 대표들부터 ‘품격 있는 정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9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나치’ 발언이 나온 직후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이 같은 논평을 내놨다. 김 대표가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나치 만행에 대해 거듭 사죄하는 이유는 독일의 국가수반이기 때문”이라며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사과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나치’에 비유해 지적한 것을 문제 삼는 가운데 나왔다. 그러나 ‘정신 상태’를 겨냥한 듯한 김 대변인도 “너무 나갔다”는 평을 들었다.
같은 날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에게 “뿌리가 중요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장인으로 모시면서 안하무인 격 행동을 배웠는가”라고 비난했다. 윤 수석이 전날 “집 나간 며느리가 전어 냄새 맡고 돌아온다는 말이 있는데 국회에서 전어 파티라도 해야 하는가”라며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비판하자 그가 과거 전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사실까지 끄집어낸 것이다.
문제는 이런 막말이 한국 정치에서는 열성적 지지층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무기로 쓰인다는 데 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의 유권자는 막말을 하는 정치인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우리 유권자도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