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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연승 日 괴물투수, 세계기록도 넘나

입력 | 2013-09-12 03:00:00

다나카 올해 완봉 2회-평균자책 1.24
150km 넘는 강속구-‘스플릿’ 주무기
ML 24연승과 타이… 12일 25연승 도전




아사히신문 제공

“상상도 한 번 안 해 봤던 기록이에요. 같은 투수로서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네요.”

11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LG 마무리 투수 봉중근(33)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연승 기록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다나카 마사히로(25·라쿠텐·사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두 선수는 2009년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만났다. 그해 시즌이 끝난 뒤 일본 한 방송사의 주선으로 다나카가 봉중근을 찾아와 대담을 나누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봉중근은 “사실 올해 다나카의 피칭은 거의 보지 못했다. 2009년 당시에는 기복이 많은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매 경기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 같다. 준비와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기록”이라고 했다.

다나카는 올 시즌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4월 2일 오릭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것을 시작으로 이달 6일 니혼햄전 9이닝 2실점 완투승까지 23차례 등판해 20연승을 거뒀다. 개막 후 20연승은 1912년 메이저리그 뉴욕 자이언츠의 루브 마쿼드가 세운 19연승을 넘어선 세계 기록이다.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감독은 “100년이 지나도 깨지지 않을 기록”이라고 격찬했다. 라쿠텐 구단은 이 기록에 대해 기네스북 등재를 요청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거둔 4연승을 합하면 24연승을 질주 중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칼 허벨(뉴욕 자이언츠)이 1936∼1937년에 걸쳐 세운 24연승과 같다. 이제 1승만 더 하면 또 하나의 세계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1982년 박철순(당시 OB)의 22연승이 최다 연승 기록이다.

다나카는 2007년 입단 때부터 초고교급 투수로 평가받던 선수다. 2009년부터는 올해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직구와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주무기이며 스플릿 핑거드 패스트볼도 일품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23경기 동안 181이닝을 던져 경기당 8이닝 가까운 이닝을 소화하는 ‘이닝이터’의 면모도 보이고 있다. 2차례의 완봉승을 포함해 7차례 완투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1.24로 일본 프로야구의 유일한 1점대 투수다. 타선과 수비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다나카의 무패 행진 속에 라쿠텐은 퍼시픽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로테이션대로라면 다나카는 12일 롯데와의 방문경기에 등판해 25연승에 도전할 예정이다.

봉중근은 “4년 전 만났을 때는 나도 선발이라 리그 챔피언이 맞붙는 아시아시리즈에서 선발 맞대결을 하자는 덕담을 나눴다. 보직은 달라졌지만 올해 우리 팀이 우승하고 라쿠텐도 우승한다면 아시아시리즈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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