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인동에 ‘박노수 미술관’ 개관
종로구는 11일 이 집을 종로구 첫 구립미술관인 ‘박노수 미술관’으로 개관했다. 11일 기자가 찾은 가옥은 건물 곳곳에 역사가 깃들어 있었다. 건물은 조선 후기 친일파 윤덕영이 딸을 위해 1938년 지은 것으로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시 문화재자료 1호로 등록된 곳이다. 현관 위 ‘여의륜(如意輪)’이라고 쓰인 낡고 오래된 현판은 추사 김정희의 작품이다. ‘이 집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만사가 뜻대로 잘된다’는 뜻이다. 진한 고동색 마루와 벽난로가 있는 1층 응접실과 거실, 2층 다락방 맞은편 화실에 ‘달과 소년’, ‘류하(柳下)’ 등 작품이 집과 조화를 이루며 자연스럽게 전시돼 금방이라도 화백이 손님들을 반기며 나올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고 박노수 화백의 대표작 ‘류하’가 걸린 박노수 미술관 내부. 미술관 1층은 박 화백이 생전에 거실과 안방 등으로 사용한 공간으로 달과 소년, 월하취적 등 대표작과 산수화가 전시됐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서울 종로 구립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난 고 박노수 화백의 가옥. 미술 작품뿐 아니라 정원의 다양한 수목과 수석을 관람할 수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원서동 16에는 서양화가 춘곡 고희동 화백(1886∼1965)의 가옥이 보존돼 있다. 고 화백의 가옥에서는 한 해 두 차례 기획 전시회가 열린다. 올해 두 번째 전시는 9월 30일 시작된다.
시인이자 소설가 이상이 살았던 통인동 154-10 집터에는 김수근 문화재단과 문화유산 보존 활동을 펼치는 재단법인 아름지기가 지난해 10월 카페 ‘제비다방’을 열었다. 이상이 1933년 종로1가에 문을 열었던 다방 ‘제비’는 당대 예술가들이 모인 아지트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는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지붕과 난방 시설을 보수 중인 ‘제비다방’은 올해 10월 다시 문을 연다. 종로구는 윤동주 시인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인왕산 자락에 버려진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윤동주 기념관을 열었다. 시인은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 후배 정병욱과 종로구 누상동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을 하며 종로와 인연을 맺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