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세자르 프랑크. 동아일보DB
어릴 때 많이 불렀던 돌림노래들입니다. 앞 사람이 시작한 노래를 받아 한 마디 늦게 들어가면 예쁜 화음이 이뤄지니 재미있었죠.
이런 돌림노래가 어린이들의 놀이에만 쓰일까요? 아닙니다. 돌림노래를 즐겨 작품 속에 넣은 작곡가도 있었습니다. 벨기에 출신 작곡가 세자르 프랑크(1822∼1890)입니다.
독일 막스 로스탈 콩쿠르 우승자였던 바이올리니스트 양고운 씨(경희대 교수)가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여는 독주회 ‘Consolation(위로)’에도 돌림노래가 나옵니다. 바이올리니스트뿐 아니라 첼리스트와 플루티스트들도 즐겨 연주하는 프랑크의 소나타 A장조 4악장입니다. 이 곡들처럼 편성이 작은 곡뿐 아니라 프랑크가 교향곡 분야에 야심적으로 도전해 성공한 그의 교향곡 d단조 첫 악장이나 교향시 ‘속죄’에도 돌림노래가 등장합니다.
돌림노래는 사실 캐논이라는 더 큰 양식의 일부이며 ‘가장 간단한 형태의 캐논’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파헬벨의 캐논’으로 익숙한 그 캐논이지요. 한 주제가 나온 뒤 다른 사람들이 그 주제를 반복하거나 규칙에 따라 바꾸면서 화음을 맞춰 나가면 그걸 캐논이라고 하고, 주제를 바꿀 필요도 없이 그대로 뒤쫓아 가기만 하면 돌림노래입니다. 영어로는 ‘round(빙빙돌기)’라고 합니다.
<음원 제공 낙소스>
이처럼 한 작곡가의 작품을 많이 들으면서 그 작품세계 속에 반복해 드러나는 특징들을 하나씩 알게 되는 것도 클래식 감상의 묘미입니다. 세자르 프랑크의 작품 속 돌림노래들은 다음 링크와 QR코드를 통해 들어볼 수 있습니다. blog.daum.net/classicgam/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