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 사회부 기자
그러나 울산에서는 지난달부터 이 꽃바구니가 철거되거나 인도 바닥에 내려져 있다. 시야 확보를 위해서다. 꽃바구니가 운전자들의 눈높이로 교량 난간에 촘촘히 걸려 있어 태화강을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울산시의 세심한 배려에 시민들은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
배려가 필요한 곳이 다른 데도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태화강 사이의 아산로(峨山路). 현대자동차가 1996년 326억 원을 들여 개설해 울산시에 기부한 도로다. 아산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호. 이 도로변에는 해송이 심겨 있다. 높이가 2m 남짓인 해송 사이에는 아카시아도 자란다. 이 가로수가 운전자에게는 시야를 가리는 애물단지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으로 통하는 아산로는 울산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도로. 이들에게 ‘명품 울산’의 진면목이 가로수 때문에 사장(死藏)되는 셈이다. 울산생명의 숲 윤석 사무국장은 “아산로의 시야 확보를 위해 해송 가지를 치거나 아카시아를 제거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수종(樹種) 변경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화강 꽃바구니’에서 보여준 시민 눈높이 행정을 이제 아산로에 적용할 때다.
정재락 사회부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