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스님 10월 10일 선거 출마 태세… 수좌들 “불출마 약속 지켜라” 집회
이날 행사에서 수좌회 대책위원장 석곡스님(봉암사 주지)은 “지난해 도박 사건으로 어려움에 빠졌을 때 자성과 쇄신을 위해 (자신의) 남은 임기를 보장하면 연임하지 않겠다는 것이 수좌들 앞에서 한 총무원장의 약속”이라며 “총무원장 직선제, 종단 재정 투명화, (부인을 숨긴) 은처승(隱妻僧) 축출 등의 약속도 이행하라”고 밝혔다.
18일 후보 등록으로 본격화하는 제34대 총무원장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현 원장인 자승 스님의 거취 문제다. 그동안 조계종 내에서는 자승 스님이 최대 계파인 화엄·법화회를 이끌고 있지만 사실상의 불출마 약속과 룸살롱 사건 연루 등 자신이 스스로 옭아 맨 ‘자승자박(慈乘自縛)’을 풀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강했다. 그래서 화엄·법화회는 무량회와 무당파(無黨派)까지 영입해 ‘불교광장’이란 단체를 출범시킨 뒤 마땅한 후보가 없으면 자승 스님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국면 돌파를 시도했지만 무량회가 이탈하는 바람에 이 방안은 백지화됐다.
불교광장에 맞서는 다른 계파인 무량·무차·백상도량(옛 보림)은 ‘3자 연대’를 통해 보선 스님(대흥사 회주)을 이미 후보로 추대했다. 10월 10일 치러지는 이번 선거가 자승 스님과 보선 스님 간 경선으로 치러질 경우 역대 선거 중 가장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