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부터 이어온 칼의 예술… 육사에서 검도대신 가르쳤으면…”
‘본국검예’ 저자 임성묵 씨는 “조선세법의 비밀을 밝혀보니 선조의 기상이 담겨 있었다. 중국과 일본 무도에 찌든 검도계의 왜곡을 바로잡고 싶다”고말했다. 행복에너지 제공
11일 오후 서울 충정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대한검법협회 총재 임성묵 씨(52)의 목소리는 시종일관 진지했다. 그는 우리 검을 다룬 조선세법과 본국검법(本國劍法)의 이론과 철학을 복원한 ‘본국검예’(행복에너지·전 2권)를 펴냈다. 20여 년간 조선세법이 들어가 있는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를 익힌 무예 실력, 그리고 공주 유림(儒林) 회장을 지낸 아버지에게서 받은 한문 실력을 바탕으로 10년 동안 준비한 책이다.
임 씨는 조선세법에 담긴 검법의 비결, 즉 검결(劍訣)을 풀어냈다. 그는 “한자를 ‘파자(破字·한자의 자획을 풀어 나눔)’하고 단어의 의미와 상징을 공부해 보니 검을 다루는 동작과 한자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 글자와 동작에 시적인 의미를 부여하면 검결이 되고 검결을 순서대로 엮으니 대서사시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임 씨가 이렇게 서사시로 풀어낸 조선세법에는 중국의 진(秦)나라 왕은 이무기, 고조선왕은 용으로 표현돼 있다고 한다. 동작을 따라 하며 경구를 외우면 진왕을 멸하고 나라의 안녕을 기원한 상무호국정신을 느낄 수 있단다. 그는 “무예 책이지만 조선세법에 숨겨진 당시 역사와 신화를 풀어냈다”고 자부했다.
국내 최대 단체인 대한검도회를 향한 비판도 책 속에 담았다. 임 씨는 “검도인들이 조선세법을 깨칠 생각은 하지 않고 ‘알기 어렵다’ ‘대충 쓰였다’며 우리 검을 폄하하고 일본 검형을 따와 검도를 완성했다”면서 “화랑정신을 계승했다는 육군사관학교에서 일본 사무라이 정신이 깃든 검도를 배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