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하는 수녀님/원유순 지음/215쪽·1만1000원/동아일보사
어렸을 적 지윤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했던 것은 발레. 하지만 발레를 배우는 과정은 스스로의 한계는 물론이고 세상의 편견을 뛰어넘는 과정이었다. ‘장애아가 다니는 학원에 내 아이를 보낼 수 없다’는 차별, ‘가정 형편을 생각하면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장애아가 뭘 할 수 있겠느냐’는 편견과 맞서며 지윤이는 남들보다 몇 배, 몇십 배 노력했다. 그리고 지난겨울 지윤이는 평창 스페셜올림픽 개막 공연에서 멋진 발레 공연으로 전 세계에서 온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대학생 지윤이의 일상은 여느 대학생의 일상과 다를 바 없다. 좋은 학점을 받으려고 열심히 강의를 듣고, 컴퓨터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도 하고, 틈나는 대로 보육교사인 엄마 일을 돕고 아르바이트도 한다. 주말마다 성당에 나가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는 지윤이의 꿈은 수녀님이다. 정확히는 발레하는 수녀님이다.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으로 발레를 즐기고, 발레를 좋아하는 아이들과 즐겁게 춤을 추는 수녀님이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