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 상, 한국 길을 걷다시마 무쓰히코 지음/서호철 옮김/308쪽·1만6000원/일조각
“촌동네라 대접할 거이 암것두 읎는디, 그려두 요기라두 허구 가셔유.” 저자는 1982년 충북의 한 마을에 족보를 연구하러 갔다. 허리가 꼬부라진 할머니는 라면에 막걸리를 곁들여 상에 내왔다. 저자는 “이토록 기억에 남는 라면은 두 번 다시 맛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일본인 인류학자인 저자가 30년간 한국 방방곡곡을 발로 뛰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족보와 호적을 연구할 때의 에피소드, 농촌 사람들과의 정감 어린 일화 같은 인류학적 에세이가 잔잔하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