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때 美연준 돌입결정 유력
한국이 닷새간의 긴 추석연휴에 돌입하는 이번 한 주 동안 세계 각국 금융당국과 투자자들의 눈과 귀는 일제히 미국 워싱턴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7일(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양적완화·QE)의 축소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미 연준이 이달 양적완화 축소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비상대응 모드에 들어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고용 등 미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남은 임기(내년 1월)를 고려하면 재임 기간 트레이드마크였던 자신의 양적완화 정책을 원상복구하고 떠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세계경제의 충격을 감안해 축소 규모는 100억∼150억 달러 정도로 제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준이 매달 사들이는 채권 물량이 기존 850억 달러에서 700억∼750억 달러 안팎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아일보 경제부가 15명(무응답 1명 포함)의 경제·금융 전문가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을 실시한 결과에서도 10월 이전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개시할 것이라고 응답한 전문가가 8명으로, ‘연말’을 꼽은 전문가(6명)보다 많았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본격적인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글로벌 자본의 흐름이 10년 만에 대전환기를 맞으면서 신흥국 경제에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 역시 원화 강세와 금리 상승으로 수출 및 경기 둔화가 가시화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유재동 기자·홍수영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