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좋아져 마음 편하고… 꽃게 대풍에 마음 넉넉…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어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어선에서 막 내린 꽃게를 고르고 있다. 가을에는 등딱지에 알을 품지 않는 암컷보다는 살이 꽉 들어찬 수컷이 많이 팔린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 기자 press82@donga.com
하지만 최근 문을 닫았던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되고, 이산가족 상봉 논의가 재개되는 등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시키고, 연평도를 포격 도발한 2010년 이후 가장 평온한 분위기에서 명절을 보내게 됐다.
연평도 주민 박성원 씨(57)는 “북한이 섬을 포격한 뒤 매년 뭍에서 사는 자식과 친척들이 명절을 앞두고 안부를 물어왔지만 올해는 걱정이 덜한 것 같다”며 “가족들이 둘러앉아 햅쌀과 햇과일로 차례상을 차릴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풍요롭다”고 말했다.
서해수산연구소는 인천지역의 가을 꽃게 어획량이 2008년부터 6000t대를 유지했으나 올 하반기에 7000여 t이 잡힐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달까지 이상 고온으로 해수 온도가 상승해 수산물 어획량이 크게 줄었지만 1일부터 수온이 급격히 떨어져 꽃게 성장에 좋은 19도 안팎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까지 추석을 앞두고 잡히는 꽃게는 살이 거의 없거나 속이 빈 ‘물렁게’가 많았으나 올핸 살이 꽉 들어찬 꽃게가 많이 잡히고 있다. 이에 따라 어민들은 가을철 꽃게 대풍(大豊)을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 조업이 시작된 뒤 5일까지 인천 옹진수협 공판장에서는 하루 평균 꽃게가 50여 상자(2500kg) 거래됐으나 7일부터 300상자(1만5000kg) 이상이 매일 경매에 오르고 있다.
특히 꽃게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유출 파문과 관련 없는 수산물로 인식되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이승부 인천종합어시장 사장은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수산물 수요가 감소했지만 방사능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꽃게와 전어 등 인천 앞바다에서 잡힌 수산물을 사는 손님들은 여전히 많다”며 “수산물에 대한 신뢰감을 주기 위해 지난달부터 주부들이 참여하는 원산지 표시 감시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