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정우. 스포츠동아DB
■ 관객이 가장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
배우 하정우는 “아!”라는 탄성을 내뱉고 몇 초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관객으로부터 ‘가장 믿고 볼 수 있는 배우’ 1위에 뽑힌 소식을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 촬영장에서 휴대전화로 전해들은 그는 “상투적으로 들리겠지만 진심이다. 정말 기분이 좋다”면서 “한편으론 기분 좋은 책임감도 느낀다”고 했다.
요즘 하정우는 “열심히 해야 하는 노력, 그 노력을 계속 유지하는 일, 또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자주 떠올린다고 했다. 영화가 흥행한다고 해서 마냥 웃을 수 없는 게 주연배우로서 그가 갖고 있는 “부담”이기도 하다. 하정우는 올해 ‘베를린’과 ‘더 테러 라이브’로 또 한 번 흥행을 일궜다. 특히 ‘저예산’의 제작비로 완성한 ‘더 테러 라이브’는 이야기를 홀로 이끄는 그의 힘이 도드라지게 빛을 낸 영화다. 덕분에 관객의 신뢰는 더욱 단단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객들이 가장 믿고 보는 하정우의 주연작 ‘더 테러 라이브’의 한 장면. 사진제공|씨네2000
하정우는 자신의 흥행보다는 “새로운 소재 의 영화가 발휘하는 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 ‘숨바꼭질’을 보고 새삼 느꼈다. 올해 ‘7번방의 선물’로 시작해 ‘더 테러 라이브’까지, 모두 신선한 이야기들이다. 모두 성공하는 걸 보면서 관객의 시야가 더 넓어진 걸 체감한다. 기호가 확대됐다고 해야 할까.”
하정우는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에게 확실히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반겼다. 덕분에 스스로도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 10월17일 개봉하는 연출 데뷔작 ‘롤러코스터’는 하정우가 ‘믿고 볼 수 있는 배우’에서 감독으로 영역을 넓히는 첫 시험대이다.
“배우로, 감독으로 어떻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까 늘 고민한다. 또 어떻게 하면 영화에 참여하는 모두가 소통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현장에서 언제나 잊지 않는 건 ‘함께 만드는 소통’이라는 말이다.”
그에게 ‘한국영화의 경쟁력 확보’에 대해 묻자, 기다렸다는 듯 답이 나왔다.
하정우는 이어 “더 많은 신인감독에게 용기를 줘야 하고 그들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야 한다”고도 했다. “영화를 단순히 ‘재미있다’ ‘없다’고만 표면적으로 보지 않고, 그 안에 한 가지라도 빛나는 게 있다면 마땅히 인정해 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정우는 10월엔 특별한 축제를 앞두고 있다.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롤러코스터’가 초청된 덕분이다. 물론 배우가 아닌 감독 자격이다.
“영화제에서 처음 접할 관객의 반응이 궁금하다. 관객과의 대화에도 감독 자격으로 나선다. 그 첫 느낌은 어떨까. 하하!”
이해리 기자 gofl1024@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