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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靑 8월부터 蔡 사찰”… 靑 “첫 보도뒤 적법 조사”

입력 | 2013-09-17 03:00:00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파문]
■ 민주, 잇단 의혹제기… 靑 반박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 과정에 대통령민정수석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두고 야권과 청와대가 16일 공개적으로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였다. 야권은 청와대가 혼외 아들 의혹 보도가 나오기 이전인 8월부터 채 총장을 사찰했다고 폭로했고, 청와대는 보도 이후 관련 규정에 따른 적법한 특별감찰 활동만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6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국정원 2차장이 채 총장을 사찰하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퍼졌다”며 “(8월 초) 곽 전 수석이 해임당하자 이중희 민정비서관에게 채 총장에 대한 사찰 파일을 넘겼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민정수석실이 혼외 아들 보도가 나오기 훨씬 이전부터 채 총장에 대해 광범위한 사찰을 벌였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또 “(이 비서관은) 8월 한 달간 채 총장을 사찰했고, 서울중앙지검 김광수 공안2부장과만 연락하면서 이런 내용을 공유했다”며 “이 비서관은 김 부장에게 ‘채 총장이 곧 날아간다’고도 했고, 이에 대검찰청에서 둘의 통화사실을 알고 감찰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 비서관은 검찰 출신이며 김 부장과 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은 “민정수석실이 파일을 인계받은 사실이 없다.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이 비서관이 김 부장과 채 총장에 대한 사찰 내용을 공유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 비서관과 김 부장이) 9월 1일부터 15일까지 통화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비서관이 혼외 자식 보도 내용을 사전에 알고 몇몇 검사에게 미리 알려줬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전화를 받았다는 검사를 한 명이라도 데려와라. 전혀 사실무근이다”라고 거세게 부인했다. 곽 전 수석과 김 부장 역시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본보 취재 결과 곽 전 수석이 채 총장의 혼외 아들 보도가 나가기 이전인 8월부터 채 총장에 대해 광범위한 사찰을 벌였다는 박 의원의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곽 전 수석이 채 총장 사찰에 개입했다는 주장 역시 뒷받침할 증거는 나온게 없다.

그러나 복수의 검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비서관이 김 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채 총장의 혼외 아들이란 의혹을 받고 있는 아이의 혈액형을 알려주며 채 총장이 3, 4일 뒤에 물러날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 비서관이 김 부장 등에게 전화를 건 시점은 본보 취재 결과 이달 8일이다. 그 전에는 전화를 걸었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

이날 이 수석은 대통령민정수석실의 개인정보 불법 취득 의혹에 대해서도 “총장의 혼외 자식 의혹이 보도된 9월 5일(6일의 잘못) 이후부터 민정수석실 규정에 따라 (채 총장에 대한) 특별감찰에 착수했다. 보도 이전엔 어떤 확인 작업도 거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등 관계기관에 자료 제출을 요구해 응하면 자료를 확보하거나 열람했고, 이를 거부하면 전혀 확인을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보 확인 결과 의혹 보도가 나온 이틀 후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채 총장을 만났으며, 그날 저녁엔 민정수석비서관이 채 총장을 만나 의혹의 대상인 임모 씨의 전화번호를 건넸으며 민정수석비서관실 관계자가 채 총장에게 청와대의 직무감찰을 받으라고 요구하는 등 채 총장에 대한 일련의 압박이 마치 준비된 것처럼 이뤄졌다.

채 총장이 김 부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했다는 주장은 채 총장이 대검 대변인을 통해 김 부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이 이 비서관과 통화한 뒤 대검에 곧바로 보고하자 채 총장은 “무슨 얘기냐. 더 알아보라”고 했고, 이것이 마치 감찰 지시를 내린 것처럼 와전됐다는 것이다.

한편 법무부는 16일 황 장관과 국민수 차관이 채 총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황 장관은 이번 일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채 총장과 만나고 전화한 일은 있지만 사퇴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 국 차관은 총장과 통화한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유성열·최예나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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