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파문] ■ 민주, 잇단 의혹제기… 靑 반박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6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국정원 2차장이 채 총장을 사찰하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퍼졌다”며 “(8월 초) 곽 전 수석이 해임당하자 이중희 민정비서관에게 채 총장에 대한 사찰 파일을 넘겼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민정수석실이 혼외 아들 보도가 나오기 훨씬 이전부터 채 총장에 대해 광범위한 사찰을 벌였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또 “(이 비서관은) 8월 한 달간 채 총장을 사찰했고, 서울중앙지검 김광수 공안2부장과만 연락하면서 이런 내용을 공유했다”며 “이 비서관은 김 부장에게 ‘채 총장이 곧 날아간다’고도 했고, 이에 대검찰청에서 둘의 통화사실을 알고 감찰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 비서관은 검찰 출신이며 김 부장과 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서관이 혼외 자식 보도 내용을 사전에 알고 몇몇 검사에게 미리 알려줬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전화를 받았다는 검사를 한 명이라도 데려와라. 전혀 사실무근이다”라고 거세게 부인했다. 곽 전 수석과 김 부장 역시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복수의 검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비서관이 김 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채 총장의 혼외 아들이란 의혹을 받고 있는 아이의 혈액형을 알려주며 채 총장이 3, 4일 뒤에 물러날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 비서관이 김 부장 등에게 전화를 건 시점은 본보 취재 결과 이달 8일이다. 그 전에는 전화를 걸었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
채 총장이 김 부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했다는 주장은 채 총장이 대검 대변인을 통해 김 부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이 이 비서관과 통화한 뒤 대검에 곧바로 보고하자 채 총장은 “무슨 얘기냐. 더 알아보라”고 했고, 이것이 마치 감찰 지시를 내린 것처럼 와전됐다는 것이다.
한편 법무부는 16일 황 장관과 국민수 차관이 채 총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황 장관은 이번 일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채 총장과 만나고 전화한 일은 있지만 사퇴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 국 차관은 총장과 통화한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유성열·최예나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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