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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정장 차림… ‘투쟁 상징’ 수염 안깎아

입력 | 2013-09-17 03:00:00

[朴대통령-여야대표 3자회담]
쟁점 견해차 커 회담 예정시간 30분 넘겨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16일 ‘국회 3자회담’은 시종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오후 3시 정각 전용차량을 타고 사랑재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짙은 회색 바지 정장 차림이었다. 김 대표는 남색 재킷에 흰 셔츠, 남색 바탕에 흰색 물방울 무늬의 넥타이 차림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청 앞 광장 천막당사에서 ‘노숙투쟁’을 하면서 기른 흰 수염은 깎지 않았다. 김 대표 측은 “예의를 갖추기 위해 정장은 입었으나, 투쟁 의지를 꺾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수염은 남겼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줄곧 체크무늬 남방 차림이었고, 청와대가 김 대표에게 정장 차림을 주문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김 대표가 회담에서 양복으로 바꿔 입을지가 회동 전부터 관심거리였다.

황 대표는 검은색 양복과 흰색 와이셔츠, 연분홍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감색 넥타이를 착용했었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환갑을 하루 앞둔 김 대표에게 “천막당사에서 한 달 가까이…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란다. 내일 회갑을 맞으시는데 좋은 결과가…”라며 인사를 건넸고, 김 대표는 “고맙다”라고 답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저도 야당 생활을 오래 했다. 야당이나 여당이나 무엇보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입장은 같다고 생각한다”며 ‘민생’을 화두로 올렸다. 그러나 김 대표는 “대통령이 축하난 보내주신 것 감사히 잘 받았다”고 감사를 표한 뒤 곧바로 정국의 쟁점 사안들을 파고들었다. 회담은 예정시간을 30분 넘겨 1시간 30분간 진행됐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인연은 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대표 아버지는 1960, 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대립했던 고 김철 통일사회당 당수. 유신시절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옥고를 치른 김 전 당수는 13일 37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박 대통령에게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하며 “제 아버지가 37년 만에 긴급조치 위반에 대한 재심을 받았는데 판사가 사과했다. 그 판사는 긴급조치 때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이지만 사과했던 것처럼 대통령은 전 정권 당시의 일이라고 하지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혁·황승택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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