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여야대표 3자회담]쟁점 견해차 커 회담 예정시간 30분 넘겨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16일 ‘국회 3자회담’은 시종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오후 3시 정각 전용차량을 타고 사랑재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짙은 회색 바지 정장 차림이었다. 김 대표는 남색 재킷에 흰 셔츠, 남색 바탕에 흰색 물방울 무늬의 넥타이 차림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청 앞 광장 천막당사에서 ‘노숙투쟁’을 하면서 기른 흰 수염은 깎지 않았다. 김 대표 측은 “예의를 갖추기 위해 정장은 입었으나, 투쟁 의지를 꺾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수염은 남겼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줄곧 체크무늬 남방 차림이었고, 청와대가 김 대표에게 정장 차림을 주문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김 대표가 회담에서 양복으로 바꿔 입을지가 회동 전부터 관심거리였다.
황 대표는 검은색 양복과 흰색 와이셔츠, 연분홍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감색 넥타이를 착용했었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인연은 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대표 아버지는 1960, 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대립했던 고 김철 통일사회당 당수. 유신시절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옥고를 치른 김 전 당수는 13일 37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박 대통령에게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하며 “제 아버지가 37년 만에 긴급조치 위반에 대한 재심을 받았는데 판사가 사과했다. 그 판사는 긴급조치 때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이지만 사과했던 것처럼 대통령은 전 정권 당시의 일이라고 하지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혁·황승택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