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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 3자회담… 90분간 각자 할말만 했다

입력 | 2013-09-17 03:00:00

朴대통령-여야대표 회담 합의 실패




꼬인 정국 풀지 못하고… 박근혜 대통령(가운데)과 새누리당 황우여(왼쪽),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6일 국회 의원동산 내 한옥 사랑재에서 ‘3자회담’을 마치고 걸어 나오고 있다. 회담은 예정보다 30분을 넘겨 1시간 반 동안 이어졌지만 어떤 의제에도 합의하지 못했다. 먼 곳을 바라보는 박 대통령과 땅만 내려다보는 양당 대표의 표정이 회담 분위기를 보여 주는 듯하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3자회담을 했지만 주요 이슈에 대한 합의에 실패했다.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만남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정국은 더 꼬이게 됐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장외투쟁을 계속할 방침이어서 정기국회 파행도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김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사과 및 책임자 처벌,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파문 관련자 문책, 법인세 인상 등 감세 기조 전환, 경제민주화 및 복지공약 이행 등 7가지를 요구했다.

검찰총장 사퇴 파문과 관련해 김 대표는 “검찰총장 교체를 통해 검찰을 무력화하려고 시도한 것은 또 하나의 국기문란”이라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홍경식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문제가 터진 뒤에 내용을 알았다. 고위 공직자는 사생활이 깨끗해야 한다. 감찰은 법무부가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 총장에게 진실을 밝힐 기회를 줄 것이며, 진상 조사가 끝날 때까지 사표는 수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국정원 문제와 관련해 김 대표는 “국정원 댓글 수사 때 경찰의 축소 발표 직전 새누리당 대선캠프가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고, 국정원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무단 공개하는 등 민주주의 훼손 책임에 대해 대통령의 사과가 마땅하다”고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수사·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할 수는 없다. 전 정권에서 벌어진 일로 사과하라는 것은 맞지 않다”며 거부했다. 그러면서 “대선에 이용하려고 했다면 대선 때 회의록을 공개했을 거 아니냐. 야당에서 대화록과 관련해 잘못된 내용을 거론해 남재준 국정원장이 진실을 밝히는 차원에서 대화록을 공개한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국정원 개혁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개혁 의지가 확고하다. 국정원이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는 개혁안이 획기적이라고 들었다”며 “국내 대공수사 업무는 유지해야 하지만 국정원이 민간이나 기관에 출입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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