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 사퇴파문]“蔡, 8일 ‘靑-金부장 통화’ 경위파악 지시박지원, 16일 잘못 알고 감찰 지시 주장”
뒤숭숭한 검찰 1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한 직원이 청사 본관과 별관을 잇는 통로를 지나고 있다.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혼외 아들 의혹과 관련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청와대가 사표 수리를 유보하면서 검찰의 추석은 뒤숭숭하다. 길태기 대검 차장검사는 17일 대검 간부 회의에서 검찰 구성원들에게 “마음을 다잡고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검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의원의 이날 주장은 8일 채 총장이 대검 참모들에게 내린 지시 사항을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채 총장은 8일 밤 “이 비서관이 김 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을 기정사실처럼 말하며 ‘총장은 곧 물러난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보고받았다. 이 비서관이 김 부장에게 “채 총장과 혼외관계 의혹이 제기된 임모 씨 모자의 혈액형이 유력한 증거이고 임 씨 아들의 학생부에 아버지 이름이 ‘채동욱’으로 기재된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는 것도 보고됐다. 이를 보고한 사람은 김 부장이었다고 한다. 채 총장은 이 보고를 받은 뒤 이 비서관이 왜 그런 말을 하고 다니는지, 임 씨 모자의 개인정보는 영장 없이 어떻게 얻을 수 있었는지 등을 알아보라는 지시를 했다. 그런데 이 지시가 감찰 지시로 와전됐고, 일부 언론은 마치 채 총장이 13일 황교안 법무장관이 자신에 대해 감찰을 지시한 후 이에 대한 반격 차원에서 감찰을 지시한 것처럼 보도하기도 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