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야하타(八幡) 제철소와 나가사키(長崎) 조선소가 가장 유명하다. 일본 역사교과서에도 메이지(明治) 시대의 대표적 공업시설로 거론된다. 야하타 제철소는 신일본제철에 의해, 나가사키 조선소는 미쓰비시(三菱) 중공업에 의해 현재도 가동되고 있다. 나가사키 항 남서쪽의 인공섬 하시마(端島)에는 해저 석탄을 캐는 탄광이 있었다. 나가사키 조선소와 함께 미쓰비시의 소유였다.
▷나가사키 조선소와 하시마 탄광은 징용으로 끌려간 우리 국민의 아픔이 서린 곳이다. 나가사키 조선소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한국인 4700여 명이 징용돼 군함을 건조했다. 이 중 1600명은 1945년 8월 원폭 투하 때 숨졌다. ‘감옥섬’으로 불리던 하시마 탄광에서는 해저 1000m까지 내려가는 갱도에서 하루 12시간씩 강제노동을 했다. 견디지 못해 탈출하다 익사한 사람을 포함해 한국인 122명이 사망했다. 한국 외교부는 일본 정부에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기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